LH, 12월 공동주택용지 75%가 미분양

건설사, 미분양에 PF 경색 겹쳐 매입 꺼려

본격 공급 앞둔 LH, 간담회 열어 의견 수렴

270만호 공급 쉽지 않겠네…미분양 공포에 집지을 땅이 안팔린다 [부동산360]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강남의 고가 민간 주택 부지가 공매로 나오는 등 민간 택지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공공택지 미매각도 급증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미분양이 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지며 건설사들이 신규 택지 매입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작년 12월 입찰 공고를 내고 분양에 들어간 공동주택용지 총 8개 필지 중 매각된 필지는 인천 검단과 경북 칠곡 북삼지구 아파트 용지 2개뿐이었다. 전체의 75%인 6개 필지는 신청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LH의 토지 매각 실적은 작년 10월까지는 양호했다. 아파트 청약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민간택지의 경쟁력이 사라지자 공공택지의 인기가 높아졌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미매각 공동주택용지는 총 32개 필지, 1조70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미분양까지 늘자, 지난해 11월 이후 미매각이 빠르게 늘고 있다. 11월 매각 공고된 17개 공동주택용지 중 후반부에 공급된 화성 동탄신도시와 부천 원종·평택 소사벌 등 6개 필지는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총 6만8000호로, 정부가 위험 수준이라고 보는 20년 장기 평균(6만2000호)을 넘어섰다. 건설업계는 올해 2월 발생한 미계약분을 고려하면 전체 미분양이 현재 7만∼8만호에 달하고, 올해 안에 10만호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집값은 떨어졌는데 LH의 땅값이 높다는 점도 미계약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인천 검단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2020년에 3.3㎡당 427만원에 공급됐는데, 지난해 12월 분양된 공동주택용지는 분양가가 3.3㎡당 654만원으로 53%나 상승했다.

정부와 LH는 공동주택용지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완화 방안 검토에 돌입했다.

LH는 올해 3월부터 공동주택용지 약 60개 필지(잠정)를 공급할 계획인 가운데, 지난 10일 건설회관에서 주택 건설사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본격적인 신규 택지 공급을 앞두고 미분양 급증에 따른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듣고 의견을 모으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참여 건설사들은 LH에 토지 매매계약을 완료하고 일정 기간 경과후 매수자 요청시 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토지리턴제’ 도입, 택지 전매제한 완화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현재 추첨방식 공동주택 용지 분양시 적용하는 ‘적격성 평가지표’를 개선해 분양 참여 업체 수를 늘리는 방안을 국토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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