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종말 몰고온 카드, 이젠 페이에 밀려

제조업체도 개발 동참...카드사 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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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속 실물카드가 사라진다. 현금 결제의 종말을 카드가 몰고 왔다면 이젠 페이 결제가 카드의 종말을 몰고 온 셈이다.

애플페이까지 가세하면서 페이 결제는 또 자체 경쟁을 거듭하며 시장을 키울 조짐이다. 이젠 제조업체까지 속속 페이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카드 시대의 종말, 이젠 더는 먼 미래가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해마다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1일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2020년4009억원, 2021년 559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엔 상반기에만 7232억원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 통계치까지 더하면 1조원 돌파는 유력시된다. 간편결제시장 급등의 기록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카드사들도 간편결제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초반 주도권에선 밀린 상태다. 삼성페이와 국내 출시를 앞둔 애플페이 외에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기업이 간편결제시장을 선점했고, 최근엔 아예 제조업체들도 독자적인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현대페이’를 상표 출원해 심사 중이다. e-커머스기업인 쿠팡도 이미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팡페이(쿠페이)를 선보였고,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도 지역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 당근페이를 출시한 상태다.

기존 결제시장을 주도한 카드업계로선 ‘페이 전쟁’ 자체가 큰 위기다. 카드사를 포함해 금융업계도 간편결제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기존 업체를 따라잡는 데엔 역부족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간편결제시장 점유율에서 카드사를 포함해 금융사는 27.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제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던 카드 시대와 비교하면 초라한 점유율이다.

굳이 전문가 전망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실물카드 중심의 결제문화가 스마트폰 속 페이 중심의 결제문화로 옮겨가는 건 이미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히 체감되는 변화상이다. 특히 애플페이 출시를 계기로 이 같은 변화가 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업계도 이에 대항하기보다는 이해관계 득실을 따지는 기류다. 현대카드가 빠르게 애플페이와 협력관계를 구축했듯 다른 카드사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간편결제시장으로 주력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실물카드가 현금 결제 시대의 종말을 가져왔다면 이젠 페이를 비롯한 간편결제가 카드 시대의 종말을 가져오고 있다”며 “신구 플랫폼 간 사활을 건 경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