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물 투자 사기 사건 관련 수사무마 포착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A총경, B경정 기소

브로커 청탁받고 영장신청 1주 연기 혐의 등

유흥주점서 접대받은 혐의 C경위도 추가기소

검찰 “경찰 3명 포함 사건 관련자 10명 기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 박해묵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해외선물 투자 사기 사건 관련자들의 청탁을 받고 구속영장 신청을 고의로 지연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 간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형사3부(부장 조용우)는 12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대구경찰청 소속 A총경과 B경정을 각각 불구속 기소하고, 이미 구속기소 상태인 C경위를 알선수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B경정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적용됐다.

또 사건 브로커 및 사기 사이트 운영자 등도 이날 각각 기소됐다. 검찰은 경찰관 3명을 포함해 총 10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총경과 B경정은 지난해 7월 해외선물 투자사이트 프로그래머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일주일 연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대구경찰청 사이버테러팀이 해당 프로그래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브로커로부터 ‘일주일 연기해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서 수사 기록을 가져오게 한 후 일주일간 기록을 보관한 것으로 파악했다.

구속영장 신청을 연기해달라고 한 브로커는 변호사와 가까운 대구지법 영장판사의 영장심사 기간에 맞추기 위해 영장 신청을 일주일 미뤄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경정은 지난해 9월 수사팀이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가 보완요구를 받고서 영장 재신청을 준비하던 중, 이 브로커로부터 강제수사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정 청탁을 받고 수사팀에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또 B경정은 지난해 10월 수사팀으로부터 ‘공범 중 1명이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기밀이 누설돼 경찰을 못 믿겠다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서 브로커에게 누설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1월에는 ‘휴대폰 포렌식과 공범 자백 진술에서 브로커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는 보고를 받고서 포렌식 내용과 공범의 진술 내용을 브로커에게 누설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날 유흥주점에서 928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알선수뢰), 7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제공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을 적용해 C경위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C경위는 지난달 뇌물수수, 횡령방조 등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된 상태에서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8일 해외선물 투자사기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았다. 비트코인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한 선물거래로 큰 수익을 내주겠다고 하는 등 유튜브 허위광고를 통해 69명으로부터 16억원을 가로챈 혐의 사건이었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로부터 ‘경찰 수사무마 명목으로 사건 브로커들에게 금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했다.

이후 올해 1월 대구경찰청과 C경위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고 2월에는 이 사건 브로커 2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각각 구속기소 했다. 이들 브로커 중 한 명에겐 범인도피, 다른 한 명에겐 뇌물공여 등 혐의가 적용돼 이날 추가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C경위의 추가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예정”이라며 “경찰 수사 사건에서 은폐되는 범죄가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부패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