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HHLA 컨테이너터미널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들의 모습. 25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로이터]
독일 함부르크 HHLA 컨테이너터미널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들의 모습. 25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가파른 물가 상승,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다.

25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분기 대비 0.3% 줄었다. 지난해 4분기 -0.5%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통상 시장은 GDP가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판단한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발표된 GDP 데이터에 대해 “(독일 경제에) 놀라울만큼 부정적인 신호”라면서 경제가 성장 잠재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역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 들어 독일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 2월 전년대비 8.7% 상승한 이후 지속적으로 7%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가계 지출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분기 독일의 가계 소비는 전분기 대비 1.2% 줄었다. 정부 지출도 전 분기와 비교해 4.9%나 감소했다. 안드레아스 슈에를레 데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의 무게가 독일 소비자들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면서 “동시에 독일 경제 전체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을 덮친 에너지난이 경기 침체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하면서, 실제 당국의 경제 전망은 훨씬 어두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한 행사에서 “우리는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경기 침체가 기정사실화됐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반등을 점치기도 한다.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을 찾으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이후 조금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기업활동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독일에서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경제 전망이 매우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독일의 주요 무역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변수다. 독일의 대중국 수출의 경우 1분기에 24%나 감소했다. 더불어 여전히 과열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하반기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독일 경제 성장률이 -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