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주제로 7월 26일 팡파르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원 음악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원 음악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해외 아티스트 섭외를 위해 접촉하다 보니 ‘평창에 다른 음악 페스티벌이 또 생겼냐’고 묻더라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올해로 성년이 된 ‘평창 대관령 음악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성공한 음악축제 중 하나다. 바이올리니스트 강효(78)와 정명화(79)·정경화(74) 자매, 피아니스트 손열음(37)이 이 음악축제의 예술감독으로 지난 성취를 이끌었다.

4대 예술감독으로 지난 2월 위촉된 첼리스트 양성원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눈부신 성장을 이룬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중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첫 과제였다”고 말했다.

양 예술감독은 첼리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후학 양성(연세대, 영국 런던 로열아카데미오브뮤직(RAM) 교수)에도 힘쓰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페스티벌 오원’과 ‘페스티벌 베토벤 드 보네’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선 여수 ‘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예술감독이라는 타이틀로 일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면서도 “12~13년 쌓아온 경험은 매우 소중한 데이터가 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준비해 더욱 탄탄하게 깊이 뿌리내릴 수 있는 페스티벌을 이끌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무 살 평창대관령음악제는(7월 26일~8월 5일) ‘자연’을 주제로 진행된다. 총 20회로 이어질 모든 공연에 “자연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곡을 배치”(양성원)했다. 양 예술감독은 “대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순수한 마음과 깨끗해진 머리로 듣는 음악에서 깊은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막공연의 첫 곡은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맑은 공기의 평창에서 아침산책하는 느낌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음악제에선 ‘찾아가는 음악회’(8회),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 ‘찾아가는 가족 음악회’도 진행한다. ‘찾아가는 가족 음악회’에선 무성영화에 맞춰 즉흥연주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출연하는 음악가도 다양하다. 그간 평창을 찾지 않은 음악가들은 물론 K-클래식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지난해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같은 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 ‘도쿄 비올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비올리스트 박하양, 올 초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우승한 현악사중주단 아레테콰르텟 등이 나온다.

특별한 손님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스트링 오케스트라 ‘키이우 비르투오지’다. 전쟁으로 고국에서 음악활동을 중단한 이 악단은 현재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음악제기간에 공연뿐 아니라 비무장지대(DMZ)에서 연주도 추진 중이다.

양 예술감독이 그려가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정체성은 “뛰어난 예술성과 사회에 기여하는 축제”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축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세계적 예술가가 음악제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이름으로 한국 음악가를 세계무대에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내년엔 “파트너십을 맺은 이탈리아 시에나의 ‘키지아나 페스티벌’ 무대에 한국 음악가들이 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