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투자 확대 재원 활용

정부 법인세법 개편 긍정효과

상반기에 80%, 연내 송금 완료

“투자확대·경상수지 개선 기여”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를 위한 대규모 ‘자본 리쇼어링(해외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추진한다.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법을 개편한 것이 자본 확충의 물꼬를 튼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이번 행보가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배당금 유입으로 경상수지 개선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대차그룹은 경영실적 호조로 높은 수준의 잉여금을 보유한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 대비 4.6배 늘리고, 이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59억 달러(7조8000여억원, 최근 2개월 평균환율 1324원 기준)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가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 달러(2조8100여억원)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기아는 33억 달러(4조4300여억원), 현대모비스 2억 달러(2500여억원) 등이다. 전체 배당금의 79%는 상반기 내 본사로 송금돼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집행된다. 나머지 21%도 연내 국내로 유입된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해외법인으로부터 배당을 받아왔다. 배당액을 외부로 공개한 것은 2020년부터다. 같은 해 현대차그룹은 1억 달러(1250여억원)를 받았고, 2021년엔 6억 달러(7500여억원), 지난해 13억 달러(1조6900여억원)씩을 받았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역대급’ 자본 리쇼어링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 ▷최근 2년간(2021~2022년) 계열사 해외법인의 경영실적 개선을 꼽는다.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한도 내에서만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지만,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배당금의 5%에 한해서만 국내서 과세되고 나머지 95%는 과세가 면제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비과세 조항이 신설되면서 기업의 숨통이 트였다”며 “외환보유고 확충, 환율과 금리 안정, 경상수지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증대, 개인의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을 구축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산업 공동화나 산업 기반 약화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 경영실적 호조에 힘입어 잉여금을 확보한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은 배당을 대폭 늘렸다. 현대차 해외법인에는 미국법인(HMA)과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이, 기아는 기아 미국법인(KUS)과 오토랜드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 배당액을 늘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투자 재원으로 해외법인 배당금을 적극 활용하기로 하면서 그만큼 차입을 줄일 수 있어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와 함께 현금 확보로 투자를 더욱 적극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해외법인으로부터 확보한 배당금을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과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도 활용된다.

서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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