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원도 양양군 낙뢰 사고 발생
1명 사망, 5명 부상
여름 초와 말에 낙뢰 현상 집중
해수면 온도 상승, 대기 온도 급변으로 위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지난 10일 양양군 해변에서 낙뢰를 맞은 30대 남성이 11일 오전 4시께 결국 숨졌다. 기후변화로 한반도 대기 상층과 하층 온도 차이가 커져 낙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하층에는 뜨거운 수증기가, 상층으로는 찬 공기가 유입되는 8월 낙뢰 발생 빈도가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기상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낙뢰, 천둥, 번개 등 현상은 대기 상층부와 하층부 기온 차이가 클 때 발생한다”며 “특히 대기 상층부로 찬 공기가 유입되는 8~9월에는 상하층 온도차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어 낙뢰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낙뢰(번개)는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번개 현상이다. 대기 상층과 하층 온도차가 크고 하층에 뜨거운 수증기가 많이 유입돼 형성되는 적란운에서 주로 발생한다. 6~8월 여름철에 집중되는데 특히 지난해에는 6월과 8월에 낙뢰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6월과 8월 낙뢰 발생 건수는 각각 6만 1026건, 1만 8726건으로 전체 3만 6750건의 80.95%를 차지했다. 최근 10년 월평균과 비교시 여름철 낙뢰가 집중되는 경향은 비슷하지만, 6월과 8월에 더 많은 낙뢰가 발생했고 7월에는 이례적으로 적었다. 9월에는 237건의 낙뢰가 발생했다.
낙뢰 빈도가 가장 적은 동해안에서 낙뢰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는 편서풍 영향을 받는 서해안 일대에 낙뢰가 집중된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발생시키는 대기 불안정 현상이 서해안 인근에서 에너지를 소진하기 때문에 강원도와 경상북도 동해안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횟수가 적고 강도도 약했다.
기후 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상층부 온도 변화가 극심해지면서 비교적 낙뢰 안전지대였던 동해안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한반도의 여름 상층부 대기 온도는 영하 5~10도인데 최근에는 상층부 온도가 영상까지 오르는 현상도 관측된다. 평소보다 따뜻했던 상층부에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 급격한 변화로 대기 불안정성이 더욱 커진다. 기상청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가까운 미래(2021~2040년) 한반도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현재(1995~2014년)보다 약 1.0~1.2℃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변화로 인한 낙뢰 증가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가장 낙뢰가 많이 발생하는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산하 대기전력연구소가 지난 2021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은 기후변화로 인해 연평균 낙뢰 발생 건수가 약 42%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양양군 낙뢰 사고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13~2022년 낙뢰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7명, 18명으로 이번 사고는 단일 사고 기준 가장 인명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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