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군사 반란은 일단락됐지만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원자재 생산·수출국인 러시아에서 발생한 혼란은 즉각 해당 시장의 변동성을 높였다. 또 미 국채 및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CNN에 따르면 중동의 주요 에너지 수출국인 카타르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의 반란 소식에 즉시 “국제 안보와 평화는 물론 식량과 에너지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외무부 성명을 발표하는 등 경계태세를 높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세계 최대 원유 산출국 지위를 지키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의 가장 큰 에너지 공급국이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중국과 인도는 즉시 다른 생산국으로부터 공급을 받기 위해 서방 국가들과 경쟁해야 한다. 또 정치적 혼란으로 곡물이나 비료와 같은 다른 원자재의 수출도 제한될 수 있어 전세계 물가가 동반 상승할 수 있다.
매트 스미스 케플러 수석애널리스트는 “이전에 고려하지 않았던 원유 공급 중단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쿠데타 시도는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이는 유가 상승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CNN에 밝혔다. 호르헤 레온 리스타드에너지 부사장 역시 “지난 35년 동안 대형 산유국과 관련된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했을 때마다 원유 선물은 사건 발발 직후 5일 동안 평균 8%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SEB은행의 에릭 마이어슨 신흥시장 담당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주로 러시아산 곡물과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시장 국가들에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연구원은 “앞으로 며칠 동안 시장은 신중할 것이고 경계태세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런 시기에는 미 국채와 금 매수가 증가하고 일본 엔화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퍼브스 톨백켄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곧 글로벌 주식시장 하락, 원유 상승, 국채 가격 상승과 같은 고전적인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상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이 주말을 넘기지 못하고 단발성 이벤트로 종료된 만큼 자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 글로벌 전무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다소 소극적인데다 바그너가 모스크바 200㎞밖에서 철군하면서 사건이 빠르게 일단락 됐다”며 “푸틴 대통령이 (권력이) 과소평가되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1년이 넘도록 글로벌 경제와 거의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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