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중개 수수료를 미납하고 세금을 연체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의 대부 격인 소호차이나는 세금을 연체해 채무불이행 위기를 맞는 등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 센틸린의 중국 선전 자회사는 헝다, 자자오예, 스마오, 바오넝 등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로부터 10억위안(약 1831억원)이 넘는 판매 수수료를 받지 못해 직원들에게 관련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알렉스 시 센탈린 CEO가 미지급액 중 5억3500만위안(약 984억4000만원)을 독촉하는 법적 조치에 나섰다.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함께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를 홍보·판매하며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센탈린의 선전 자회사는 5000명 이상의 에이전트를 보유한 거대 부동산 중개업체로, 20년 넘게 중국 본토에서 운영해 왔다. 개발업체가 대금을 치르지 않으면서 센탈린 소속 에이전트들은 수수료 없이 기본급만 받고 있는 중이다.
중국 법원은 이미 이 업체들에게 4억위안(약 736억원)을 센탈린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나머지 1억3500만위안에 대해서도 판결이 곧 내려질 예정이다.
센탈린은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기일 내 수수료 지급에 실패한 탓에 회사와 직원들이 고통받는 것에 유감을 표하며 연체 수수료 회수를 위한 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또다른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인 미드랜드(Midland)도 헝다가 홍콩 투엔 문 에메랄드베이에 조성하던 부동산 판매 수수료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헝다가 디폴트를 선언한 2021년 시작된 이 소송은 3년차인 지금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매체 이차이는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이달 촬영된 영상이라며 센탈린 선전 사무소 직원들이 회사 책임자에게 판매 수당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영상을 올렸다. 중개업체 수수료 사태와 관련해 SCMP는 “장기 호황이 끝나고 지난 2년여간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의 최신 징후”라고 설명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달러(약 300억원)를 지급하지 못하며 중국 부동산 위기를 촉발했다. 주거용에서 터진 부동산 위기가 상업용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오피스빌딩 전문 부동산개발업체 소호차이나는 18일 상반기 실적발표를 통해 자회사인 ‘베이징왕징소호부동산’이 토지 부가가치세와 연체료 등 19억8600만위안(약 3640억원)을 체납했다고 공시했다.
소호차이나는 이로 인해 42억3200만위안(약 7760억원)의 은행 차입금이 교차 디폴트 될 수 있다고 공시 했다. 교차 디폴트가 발생하면 다른 채권자도 같은 채무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급 불능을 선언할 수 있어 부동산 연쇄 디폴트의 판이 더 커질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의 7월 토지 판매 수입은 19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재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7월 정부 토지 판매 수입이 전년 대비 10.1% 감소했고, 6월 대비 24.3% 줄었다. 1~7월 토지 판매 수입은 전년 대비 19.1% 감소한 2조2875억위안(3131억 달러)으로 집계됐다.
중국 지방정부는 토지 판매에 재정의 40% 가량을 의존하고 있어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 부사장 겸 시니어 크레디트 오피서 제니퍼 웡은 “부동산 침체로 토지 판매가 감소하며 지방정부 재정 수입 문제가 눈에 띄게 심화하고 있다”면서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이미 채무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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