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이병선 속초시장 페북 캡처]
오징어. [이병선 속초시장 페북 캡처]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1. A씨 가족은 25일 속초 대포항을 찾았다. 한산한 횟집으로 향하는 그는 “최후의 어찬(漁餐)을 먹을려고 왔다”고 했다. 예수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最後의晩餐)을 빗대어 말한 것이다. A씨(65)는 “30년동안 오염수를 방류한다는데 살아생전 언제 생선을 또 먹을수 있을련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이날 A씨처럼 방류후에 찾아온 관광객이 많지않았다. 관광객 B씨는 ‘AI 나오면 닭, 구제역 나오면 돼지, 이젠 생선까지…,이러다 비건(vegan:완전한 채식주의자)되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 24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해양·수산업 종사자가 많은 동해안 지역은 '방사능 직격탄' 공포가 밀려오고있다. 속초 중앙시장은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생선을 미리 대거 구매했다. 이미 천일염 사재기는 마친상태다. 중앙시장 상인들은 오염수 방류여파로 엄청난 매출 격감을 예상했다.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하나, 믿을 수 없고, 믿는다고 해도 심리적 공포감이 확산됐기 때문에 상당기간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한 상인은 “생선을 파는 우리도 걱정스러운데 손님들은 오죽 하겠냐”고 반문했다. 서울 면목동에서 온 김모(67·여)씨는 "걱정이 돼서 늦었지만 수산물을 사두려고 서둘러 왔다”며 “전문가 말 중 어느말이 맞는지 휏갈린다”고 하소연했다.

속초 원주민 박모(65·여)씨는 “횟집을 미리 처분해 다행”이라며 “전국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속초, 고성, 양양 등 동해안 일대 횟집은 다 줄도산 될 것같다”고 했다. 일대 호텔도 예약이 뜸해졌다.

금요일부터 사람이 북적거리는 동명활어센터에는 “평소보다 절반가량 관광객이 보이지 않았다. 인근 호텔·모텔 들도 손님예약이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속초 횟집 상인들은 심리적 공포가 엄습해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수산물을 선호하지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산물 불황여파는 다른 산업까지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속초에 분양중인 세컨하우스 아파트도 미분양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 중 일부는 "코로나 때보다 장사가 더 안 된다”고 했다. 장사를 접겠자는 상인들도 꽤 많다.

#3.25일 오후 4시 동명항.어부들이 직접 잡은 활어로 유명해 평상시 같으면 싱싱한 횟감을 찾는 발길로 북적이는 곳이다. 하지만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서 손님 없이 고요했다. 텅 비어있는 수조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한 상인은 "사가는 손님이 없으니 물고기도 날마다 엄청 죽어 나간다"며 "방류 전에도 피해가 컸는데 이제부터 수산업자들은 다 죽는 거다"고 한숨을 쉬었다. 어민들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애꿎은 수산업계 고통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상인은 "위험할 거면 방류하면 안 되는 거고, 위험하지 않으면 그냥 조용히 방류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미 다 정해진 마당에 너무 무섭게 떠들어대니까 수산물에 대한 인식만 안 좋아지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우리는 생업이고 목숨이 달린 일"이라며 "이렇게 불안감만 커지면 그 피해는 다 우리가 보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전국 243개 지자체는 일본 오염수 방류 피해예산을 따로 짜고있다.

#4. 정부는 이번 주말인 26∼27일경 후쿠시마 원전 방류 현장의 IAEA 사무소로 우리 전문가들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일본이 계획대로 실제 방류를 진행하는지 등을 점검한다.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방사성물질 검사 및 우리 해역의 방사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기존 92곳에서 하던 방사능 모니터링은 지난달 말부터 200곳으로 늘렸다. 후쿠시마 인근 공해상 8개 지점에서 방사능 조사도 매달 진행한다. 하지만 어민들은 “전문가 조차 각자 다른 의견을 내놓아 혼란만 더 키우고있다”고 비난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 돌이킬 수없는 현실이 됐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악몽’이라고 비난한다. ‘생선’은 시민·환경단체를 타고 올라가 결국 일본 정부 규탄으로 확산되면서 나라를 흔들 조짐도 보인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