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보드' 타다 넘어져 시력 장애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발달장애아를 통합교육 하는 공립유치원에서 체육활동을 하다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아이의 가족에게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2억 여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14부(김지후 부장판사)는 인천시를 상대로 A양과 그의 부모가 낸 4억 6000만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양과 부모에게 위자료 등 명목으로 총 2억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인천시에 명령했다.
A양은 2018년에 인천에 있는 공립유치원에 다녔다. 발달장애로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까지 통합교육을 하는 유치원으로, 당시 5세 였던 A양은 또래에 비해 발달이 다소 늦었다.
같은 해 6월 8일 유치원에서 ‘스쿠터 보드’를 활용해 신체 능력을 키우는 체육수업에 참여한 A양은 보드를 타다가 넘어지면서 얼굴을 심하게 다쳤다.
스쿠터 보드는 가로 52㎝·세로 40㎝ 크기의 직사각형 판에 바퀴가 4개 달려 있었고 양 옆에 손잡이도 있었다. 당시 양반다리를 하고 보드 위에 앉았던 A양은 다른 친구가 스쿠터보드를 밀면서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 사고로 A양의 왼쪽 눈 유리체에서 출혈이 일어났고, 외상성 백내장 증상도 보였다. 의사는 '왼쪽 눈 시력 영구장애' 진단을 내렸다.
당시 유치원 교사 2명도 옆에서 체육활동을 지도하는 상황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재판부는 "체육활동 당시 사용한 스쿠터 보드는 뒤에서 밀어주는 원생이 힘 조절을 제대로 못 하거나 앉아 있는 원생이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넘어져 다칠 가능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치원 교사들은 A양이 또래 아이들보다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원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철저히 하지 않은 데다 보호·감독 의무도 소홀히 한 과실로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소송 과정에서 A양의 발달장애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립유치원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국가배상법에 따라 유치원 교사 2명의 직무집행 중 과실로 인해 A양과 부모가 입은 손해는 인천시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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