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도 4만원대 주가 지속
반년새 카카오 주주 7만명 사라져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죄다 떼서 팔았으니 나중엔 경비실까지 떼서 카카오 시큐리티로 상장시킬 듯’ (지난 7일 카카오 주가 관련 기사 댓글 중)
한 때 국민주였던 카카오의 주가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8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500원 떨어진 4만8250원으로 마무리됐다. 이틀 연속 하락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달 18일 다시 4만원대로 내린 뒤 5만원대로 올라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 주주들이 사라지고 있다. 카카오 그룹 종목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면서 반년 동안 개인 투자자 15만명이 손을 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카카오의 소액 주주(지분율 1% 미만) 수는 199만912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카카오의 소액 주주가 206만6544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6만7418명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소액 주주도 79만8773명에서 73만3984명으로 6만4789명 줄었고, 카카오페이 역시 31만3558명에서 29만6541명으로 1만7017명 이탈했다. 카카오그룹의 코스피 상장사 3곳에서만 6개월 동안 소액 주주 14만9224명이 등을 돌린 것이다.
코로나19 시기 몸값을 불리며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는 지난해 전 세계적인 고강도 긴축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기업의 현재 실적보다 미래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성장주는 금리가 오르면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2021년 4월 액면분할 이후 같은 해 6월 17만3000원까지 고점을 높였던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 기준 5만3100원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4만원대로 더 내려간 상태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12.64%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수익률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카카오그룹 종목들은 손실을 일으키거나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이다.
또 다른 국내 대표 성장주 네이버와 비교해도 카카오의 소액 주주 이탈세는 가파른 편이다. 올해 상반기 말 네이버의 소액 주주 수는 103만317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만8438명 감소해 카카오보다 그 폭이 작았다. 네이버 역시 지난해 주가 급락세를 겪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올랐고, 최근에는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 등을 공개해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반면 카카오는 아직 투자자의 눈길을 끌 만한 뚜렷한 성장 동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카카오가 오는 10월 이후 선보일 예정인 LLM AI 모델 '코지피티 2.0'가 향후 주가 상승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모델을 광고와 커머스, 콘텐츠 등 기존 사업에 적용했을 때 큰 폭의 성장률 반등이 기대된다"며 "코지피티가 개발 단계에 있는 만큼 공개 시점에는 변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