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출 3.9%·비소비지출 4.3% 증가

이자비용 24.2% 늘며 두 자릿수 증가세 지속

월평균 가처분소득 397만원…평균 소비성향 70.7% 소폭↑

기재부 “소득 하위 20% 소득↓ 상위 20%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

한 시민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한 시민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소득'이 올해 3분기(7~9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 실질소득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다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은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통계청 제공]
[통계청 제공]

7~9월 가구당 503만3000원 벌었다…실질소득 0.2%↑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503만3000원이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3.4% 증가한 수치다.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소득도 작년 동기보다 0.2% 증가했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2분기 6.9% 증가한 후 3분기 -2.8%, 4분기 -1.1%, 올해 1분기 0.0%, 2분기 -3.9%로 감소 또는 보합하다 5분기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소득 유형별로 보면 근로소득이 3.5%, 재산소득이 16.5% 증가했다. 이전소득도 11.7% 늘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취업자 증가와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이 증가했다"며 "높은 물가가 연금에 반영되면서 이전소득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소득은 0.8%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과 이자 비용 증가, 기록적인 호우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경조 소득·보험금 수령 등이 포함된 비경상소득도 23.0% 줄었다.

지출 4.0% 증가한 387만1000원...공공요금 상승

서울 시내 버스요금 인상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승강장에 요금인상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서울시는 12일 오전 3시부터 일반 카드 기준 시내버스는 간·지선 1500원, 순환·차등 1400원, 광역 3000원, 심야 2500원, 마을버스 1200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서울 시내 버스요금 인상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승강장에 요금인상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서울시는 12일 오전 3시부터 일반 카드 기준 시내버스는 간·지선 1500원, 순환·차등 1400원, 광역 3000원, 심야 2500원, 마을버스 1200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87만1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0% 늘었다.

이 가운데 생활에 필요한 재화·서비스 구입 비용을 뜻하는 소비지출은 280만8000원으로 3.9%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오락·문화 지출(16.7%)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국내·외 여행 등 단체여행비(150.5%), 운동 및 오락 서비스(2.9%) 등에서 지출이 증가했다.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이 많이 늘어나면서 단체여행비가 증가한 것이라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이상 기온의 영향으로 과일 등 신선식품의 물가가 오르면서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도 6.0% 증가했다. 공공요금 상승의 여파로 주거·수도·광열 지출도 7.9% 늘었다.

3분기 비소비지출은 106만2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 늘었다. 항목별로는 이자 비용이 24.2% 늘어 전체 비소비지출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3분기(19.9%)와 4분기(28.9%), 올해 1분기(42.8%), 2분기(42.4%)에 이어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흐름이다.

가처분소득 3.1% 증가…평균소비성향은 70.7%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97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6만2000원으로 1.2% 늘었다. 흑자율은 29.3%였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작년보다 0.5%포인트(p) 상승한 70.7%로 집계됐다. 이진석 과장은 "전체적인 소득이 증가하면서 처분 가능 소득과 흑자액도 늘었다"며 "평균소비성향도 소폭이지만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는 이전소득 증가에도 근로·사업소득 감소로 총소득이 소폭 감소한 반면 5분위(상위 20%)는 사업소득은 감소했지만 근로·이전소득이 증가하며 총소득이 증가했다.

소득 1분위 감소-5분위 증가에도 "분배지표는 개선"

[통계청 제공]
[통계청 제공]

다만 소득 상위 20% 그룹인 소득 5분위의 소득이 늘고 소득 하위 20% 그룹인 1분위 소득이 감소했음에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소득 5분위 배율은 5.55배로 지난해 3분기(5.75배)보다 0.20배 포인트(p) 하락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20%씩 5등분으로 나눈 후 소득 상위 5분위 계층의 평균 소득을 소득 하위 1분위 계층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수치로, 지니계수와 함께 국민소득의 분배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소득 하위 20% 가계의 벌이가 더 줄고, 소득 상위 20% 가계의 벌이가 더 늘었음에도 분배지표가 개선된 상황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관련 지표를 산출하는 방식 상 가구원 수를 '균등화'하는 과정을 거칠 경우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재부는 "소득·분배가 지속 개선될 수 있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 운영, 동절기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확대 등 민생안정에도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