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심(1·2심)은 어린이집 원장 측 일부 승소

대법원, 보건복지부 승소로 판결 뒤집어

대법 “절차적 권리 침해받는다고 보기 어려워”

대법원. [헤럴드경제DB]
대법원.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어린이집 평가결과를 개별 고지하지 않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했더라도 절차적 하자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경기도 소재 한 어린이집 원장 A씨가 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어린이집 평가등급 부여처분은 무효”라며 낸 소송에 대해 A씨 측 패소 취지로 판결했다. 하급심(1·2심)은 A씨 측 일부 승소로 판결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7월,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평가등급을 A등급에서 B등급으로 강등했다. 앞서 진행한 현장점검 결과, 식자재 창고에 물엿 1통이 뚜껑이 열린 채 보관 중이었던 것을 적발한 결과였다. 원장 A씨는 이러한 평가등급 부여 처분에 대해 반발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보건복지부가 본인에게 문서 또는 전자문서로 그 취지를 통지한 바가 전혀 없다”며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보건복지부는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등 관련 규정에 따라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표했다”며 “형식상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다.

우리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문서로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9월, “보건복지부의 평가등급 부여처분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평가등급 부여처분은 A씨에 대한 권리제한적 효과가 매우 큰 처분에 해당한다”며 “원칙대로 문서 또는 전자문서로 고지해야 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2심의 판단도 비슷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보건복지부가 어린이집 평가등급을 A등급에서 B등급으로 강등하면서 별도로 통보하거나, 문서 또는 전자문서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므로 무효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하급심의 판단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보건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행정절차법의 해당 규정 취지는 처분 상대방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어린이집 평가등급은 공표 전에 그 평가 결과를 통지받아 소명자료를 제출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공표되는 평가 결과의 내용, 공표 시기 등을 미리 예상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따라서 보건복지부가 평가 결과를 어린이집 운영자에게 개별적으로 고지하지 않고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표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린이집 운영자가 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거나 처분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해 절차적 권리를 침해받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럼에도 원심(2심)은 보건복지부의 평가등급 부여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단했으므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