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BS가 매주 금요일 오후 50분 분량의 독특한 드라마 한 편을 편성했다. 방송 포맷 분야의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이스라엘 드라마 ‘마이스(MICE)를 원작으로 한 ‘스파이’로, JYJ의 김재중, 고성희가 남녀 타이틀롤을 맡았고 배종옥 유오성 정원중이 탄탄한 허리 역할을 한다.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원작부터 편성시간, 장르까지 신선한 시도로 무장했다.
이 드라마가 방송가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는 일본, 대만 등 아시아 드라마를 주로 리메이크했던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방송 콘텐츠에 있어선 안방 시청자에겐 생소한 지역인 이스라엘의 작품이라는 점, 또 다른 하나는 평일 오후 10시와 저녁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의 습관적인 편성 규칙을 깨고 금요일 밤 9시 30분에 편성됐다는 점이다. 나머지는 당연히 화려한 배우진에 있다.
문보현 KBS 드라마 국장은 6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진행된 2TV 새 금요드라마 ‘스파이’(극본 한상운 이강, 연출 박현석) 제작발표회에서 “지난 20여년간 드라마는 발전했지만 소재가 반복하면서 드라마가 비슷해지고 퀄리티가 떨어졌다. 드라마 시장이 진화할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했다”며 “기존 드라마들이 아시아권의 원작만 가지고 제작했던 것에서 세계적으로 폭을 넓혔다”고 ‘스파이’에 대한 사전 설명을 전했다. ‘스파이’의 원작인 ‘마이스’는 인기 미국드라마 ‘홈랜드’의 원작 드라마를 제작한 이스라엘 방송사 Keshet TV가 제작, 영국 가디언지에서 선정한 ‘2014년 놓쳐서는 안되는 세계 드라마 6편’ 중 하나로 꼽힌 수작이다.
그러면서 문 국장은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고민이 담긴 드라마”라며 “개척자 입장이라 쉽지 않을 수 있다. 연속극과 미니시리즈로 양분된 시장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첫 걸음이다”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시장의 신 개척자 ‘스파이’의 경쟁작은 때문에 금요일 황금시간대의 절대강자 SBS ‘정글의 법칙’이 됐다. 케이블로 눈을 돌리면 당장 오는 17일 10시 나영석 PD의 ‘삼시세끼’ 어촌편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연출을 맡은 박현석 PD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금요일 오후 시간대에 강한 콘텐츠를 넣자는 합의를 봤다”며 “이왕 넣는 거 아주 센 걸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도전적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심 끝에 선정한 ‘스파이’는 “장르로 치면 느와르, 내용으로 치면 정통가족극”(박현석 PD)을 표방한다. 박 PD는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볼 생각으로 기획된 드라마”라며 “쉽게 따라올 수 있는 감정선과 치닫는 장르물로 포장이 예쁜 드라마, 밥 같은 드라마”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포맷 드라마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적절한 ‘현지화’가 관건이다. 비슷한 정서의 동아시아 문화권이 아닌 데다 남녀간의 로맨스를 다룬 보편적 감정의 드라마도 아닌 탓에 자칫 안방 정서를 거스를 우려도 비친다. 이 드라마는 요약하자면, 평범한 가정주부가 된 전직 스파이 박혜림(배종옥 분)이 정보국에서 일하는 아들 김선우(김재중 분)을 포섭하라는 임무를 받은 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또 다시 스파이로 나서는 독특한 이야기를 담았다.
박 PD는 “원작은 굉장히 장르적인 드라마다. 미국에서도 리메이크가 됐었다. 한국적인 감정을 넣어 균형을 맞췄고 주인공인 선우(김재중)와 혜림(배종옥)의 이야기에 집중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원작과는 달리 남녀간의 멜로에도 비중을 뒀고, 안방 시청자가 선호할 만한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박 PD는 “아마 저희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신다면 원작을 찾아 볼 생각이 드실 것 같다. 원작을 보고 나면 ‘스파이’가 이런 드라마였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파이’를 통해 KBS 드라마엔 처음으로 출연하게 된 김재중은 “극중 김선우는 엄마밖에 모르는 마마보이이자 국정원 요원으로의 냉철한 현명함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가족간의 사랑, 여자친구와의 사랑, 직장 동료간의 동료애도 있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자연스러운 20대 청년 느낌의 캐릭터”라며 “그것과 또다른 강한 이미지도 표출될 것 같다두 가지 모습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첫 방송은 오는 9일 9시30분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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