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카드를 쓰고 못 갚는 고객이 늘고 있어요. 앞으로 대손비용이 더 올라갈 거에요”(카드사 직원 A씨)
카드사의 대손비용이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카드값 결제를 미루는 ‘리볼빙’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부실을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도 배가 되고 있다. 카드빚을 못갚는 이들이 더 늘어나고, 카드사의 실적악화도 ‘이제 시작’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적이 발표된 국내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대손비용 및 충당금전입액의 총액은 3조1431억원으로 전년(1조9122억원) 대비 64%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충당금전입액은 전년(5607억원) 대비 57.4% 증가한 8826억원을 기록했으며,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그리고 하나카드는 각각 78.2%, 63.1%, 60.3% 증가한 7435억원, 4460억원, 3511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줬을 때 발생할 손실을 평가한 금액이다. 향후 연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비해 금액을 미리 일정 금액을 쌓아두는 개념이다. 다만 충당금의 특성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만큼, 충당금 규모가 클수록 당기순이익이 적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삼성카드의 경우 대손비용이 7199억원으로 전년 대비 62.8% 증가한 7199억원을 기록했다. 대손비용은 대손충당금에서 더 나아가 회수할 수 없게 된 매출 채권까지 포함하는 말로 삼성카드의 대손비용률은 2022년 1.6%에서 지난해 2.7%로 급증했다.
이같은 대손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카드사의 실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3.2% 감소한 6206억원을 기록했으며 삼성카드도 2.1% 감소한 6094억원을 시현했다. KB국민카드는 7.3% 줄어든 3511억원, 하나카드는 10.9% 감소한 1710억원, 우리카드는 45.3% 급감한 1120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선 카드를 사용하거나 카드대출을 받고 이를 갚지 못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저소득자들 사이에선 신용이 더욱 떨어지고, 아예 파산을 선언하는 개인이 많아지면서 고스란히 카드사의 비용도 더욱 커질 거라는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리가 금방 내릴 거 같지 않고 조달비용도 예전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좀 있을 거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카드사는 본격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이어나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에서 단종된 카드는 458종에 달했다. 전년(116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들 카드사는 알짜 카드를 줄여나가며 영업 슬림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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