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워싱턴 D.C)=김용훈 기자] “공직자들은 일 먼저 하는 것이다. 제외하는 정책은 없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동행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향후 정책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 것이냐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체 300석 가운데 지역구 90석, 비례대표 18석으로 총 108석을 확보했다. 과반인 150석에 한참 못 미치는 의석을 확보하면서 정부 여당의 정책 추진동력도 크게 떨어졌다. 일각에선 지난 1월부터 총선 직전까지 24차례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된 각종 정책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등 선택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산 비효율 걷어내고 '민생' 정책하겠다”
하지만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팀은 우리가 만드는 정책이 ‘민생’만을 향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하기 위해선 재정 여건이 중요한데, 재정의 비효율적이고 효과성에 의문이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걷어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민생토론회 뿐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많이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변함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밸류업 많은 내용들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로 법률 말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며 “배당,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하는 기업에 법인세 배당소득세 관련 세제 상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한 것은 법률개정사항이지만 주식투자자가 1400만명이란 점에서 여야 모두 가계금융이 생산적으로 흘러가는 게 경제 선순환에 중요하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3국 재무장관의 ‘원화’ 언급, 역사적인 일”
지난 17일 3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채택한 공동선언문에 ‘원화의 평가절하’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최 부총리는 “상상하지 못했던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환시장 환율의 움직임 등이 우리 경제 기초여건에 비해 변동성이 과도해 처음부터 그 부분을 의제로 넣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나 2차 전지에 대해 논의는 했지만 외환시장에 대해 논의를 할거라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나라 위상이 올라간 것이며 우리 외환시장 안전망이 과거보다 강화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최 부총리는 “우리의 위상 대비 ODA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23억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2026년까지 ODA 총 규모 세계 10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ODA는 마중물”이라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고 다른 교역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국 자산”이라고 했다.
“공공요금, 당분간 보수적으로 생각…유지 불가피”
최 부총리는 공공요금을 올 하반기에도 동결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물가 상황이 아직까진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공공요금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재는 그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올해 상반기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했고 그 덕에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8%로 떨어진 바 있다. 최 부총리는 “해당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공공기관 재무구조, 글로벌 가격 동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물가상황을 고려할 때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향후 물가에 대해선 “상반기엔 3% 위아래로 왔다갔다가 하반기로 가면 2%대 초중반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근원 물가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 현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낮지만 물가전망은 유효하고 가능하면 빨리 2%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구특별회계 검토단계 아냐…역동경제 여론 듣겠다”
저출생 이슈와 관련 최 부총리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생 이슈는 잠재성장률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라면서 “다만 ‘인구특별회계’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고 보건복지부가 주무부처이지만, 큰 틀의 저출산 대책들은 상당 부분 재정 정책이라는 점에서 기재부가 인구특별회계를 신설해 지원사격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그는 “기재부 내 민간 자문기구인 중장기전략위원회 의견이 곧 나오는데, 출생률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성이 떨어지는 대책도 발라내는 것이 중요한데 과학적 데이터 방법론에 따라 기존의 효과성을 분석해 효과가 많은 것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가정 양립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재부 내 출생률 조사를 해봤더니 생각보다 높지가 않더라”며 “올 상반기 발표하는 역동경제 로드맵에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동경제 로드맵을)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보려 한다”면서 “여론을 수렴해 최선을 다해 만들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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