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카드사에서 1억400만건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간 것은 사상 최대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다.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의 이름은 물론 휴대전화번호, 직장명, 주소 및 신용카드 사용내역 일부가 포함됐다. 그야말로 경제생활 대부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중요 정보인 것이다.

책임기관인 금융당국이 고객정보 유출 수사결과 발표 1주일 만에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업계의 비상소집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3일 금융기관 정보보호 최고책임자를 소집한 데 이어 14일에는 아예 최고경영자(CEO)까지 부랴부랴 불러모았다. 회의를 소집한 최종구 금감원 수석부위원장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정보유출 사건이 재발하면 관련 직원은 물론 임원, CEO까지 ‘옷 벗을 각오를 하라’고 엄포를 놨다. 최수현 금감원장도 16일 정보유출 관련 검사에 대해 현장지도를 한다며 정보유출 카드사인 KB국민카드 본사를 방문하기로 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인 태스크포스(TF)팀도 꾸렸다. 금융위와 금감원 합동으로 고객정보 유출 사고 재발방지 TF팀이 만들어졌다. 팀장도 사무처장에서 부위원장으로 급을 높였다. 그만큼 금융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게 금융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 금융회사의 고객정보 유출은 금융권에서 갑자기 드러난 사건은 아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대출모집인을 통해 고객정보가 유출돼 큰 홍역을 치렀다. 당시 금융당국은 외국계 금융사 일부의 문제로 치부하며 관련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영국 SC그룹 본사가 임기가 2년이나 남은 리처드 힐 한국SC은행장에게 책임을 물어 전격 교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 위원장의 말처럼 금융회사에 있어 ‘신뢰’는 핵심 자산이다. 고객의 신뢰가 금융업의 토대인 까닭에 이런 사건이 한 번씩 터지면 금융업계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금융당국은 업계 CEO를 소집하고, 또다시 유명무실해질 수 있는 TF를 만들 게 아니라 2차 피해를 막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쇼맨십이 아닌 능력을 보여줄 때다.

신소연 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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