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이 2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변동금리 가계대출 수요가 최고조에 올랐다. 당장 이자 부담이 적은 변동금리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데 따른 현상이지만, 향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금리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수 있어 금융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현재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고정금리 비중은 19.2%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8월(18.0%) 이래 가장 낮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50%를 상회했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올 들어 30%대로 떨어졌고, 지난 7월부터 석달 연속 감소하더니 7~9월 절반가량 몸집이 줄었다.
반대로 변동금리 비중은 같은 기간 50%대에서 80%대(80.8%)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중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연동 대출을 포함한 수신금리 대출 비중이 57.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변동금리 대출상품 쏠림현상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변동금리 대출은 지금 같은 초저금리 상황에선 수요자들에게 유리하지만, 향후 금리가 오를 경우 상승분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대출자 몫이 된다. ‘금(金) 사과’가 ‘독(毒) 사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란 얘기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바람에 변동금리 주택 대출자들은 연 8~9%대 이자를 눈물을 머금고 물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고, 내년 이후엔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ㆍ자산매입축소)이 가시화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편이 수요자 입장에선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동양그룹 사태 등의 여파로 국내 자금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지난 9월 은행의 가중평균 예금금리는 9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고정금리보단 변동금리 대출에 적극적인게 사실이다. 향후 금리 상승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고정금리보단 변동금리 상품이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금리 등이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떨어진 변동금리로 선회하는 대출수요자들이 늘어난 것”이라면서도 “은행들 입장에선 무리해서 고정금리를 권할 이유가 없는 동시에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을 감안한다면 변동금리 상품을 확대하는 게 수익성 높이기에 좋다는 판단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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