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5’, 포인트와 콘셉트 제시가 약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오디션 프로그램이 쉽지 않다. 너무 많은 오디션들이 나와 확실하게 띄우기가 어려워졌다. ‘슈퍼스타K5’는 생방송에 돌입한 지 2주가 됐지만 열기와 긴장감이 예전 같지 않다. ‘K팝스타’도 오는 21일부터 시즌3의 첫 녹화에 돌입하는데 시즌1, 2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매번 새로운 것들을 제시해왔다는 점이다. 비슷한 것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당시 대중의 심리를 읽어내는 감각을 보여주었다. 의학드라마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기존의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걸 보여준다면 성공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유행을 촉발시킨 ‘슈퍼스타K’는 시즌1에서 오디션 형식을 보여준 후 시즌2에서는 가창력과 스토리텔링을 포인트로 삼았고, 시즌3와 4는 가창력보다는 개성, 아티스트적인 면을 중시해 그 포인트와 콘셉트를 알기 쉽게 했다.

그런데 지금 방송 중인 ‘슈스케5’는 어떤 스타를 뽑을 것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포인트가 명확해져야 여기에 맞는 ‘룰’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연출진과 심사위원의 몫이다.

물론 버스커버스커처럼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는 스타가 나온다면 쉽다. 하지만 새로운 음악(그것이 작법이건 창법이건)도 지금 대중들이 호응할 만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란 것을 알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새로운 음악, 새로운 포인트와 콘셉트 제시 없이 새로운 ‘룰’만 제시해서는 기대감과 긴장감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슈퍼 세이브’ 형식을 택해 떨어진 사람을 구제해주는 극적 장치만으로는 어렵다. 지금 ‘슈스케5’는 송희진 박재정 장원기 박시환 등으로 점점 우승자의 향방이 좁혀지고 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 바라보는 재미와 매력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음악은 새로운 인물에서 나온다. 음폭이 낮지만 감성적인 버스커버스커가 그랬고, 악동뮤지션이 그랬다. 모두 기존 작법, 클리셰를 무시한 음악들이다. 1994년 ‘마법의 성’을 들고 나온 ‘더 클래식’(김광진 박용준) 같은 인물이 한 팀만이라도 나와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신승훈이라는 걸출한 발라드 가수와 새로운 댄스음악을 들고나온 서태지가 가요계를 점령하고 있을때 마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처럼 ‘동화’ 같은 노래로도 어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마법의 성’은 당시 가수와 제작자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노래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은 가만히 있다고 해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찾아내야 한다. 이를 발굴하려면 오디션의 포인트를 더 명확하게 제시해줘야 한다. 기획 의도를 알아야 출제성향 분석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그 틀에 맞는 참가자들이 더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K팝스타’가 SM엔터테인먼트의 보아 대신 유희열을 심사위원으로 영입한 것은 좋은 시도로 보인다. 중소기업 대표 격으로 나왔다는 그의 말이 와닿는다. 거대 기획사의 대표인 양현석과 박진영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희열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참가자를 뽑고 새로운 화학 작용까지 만든다면 또 다른 음악과 스타를 보는 재미가 생길 것이다.

‘슈스케5’는 실패한 오디션은 아니다. 새로운 음악, 새로운 콘셉트와 포인트 제시가 약하다는 말이다. 이승철은 심사의 무게중심을 잘 잡고 있다. 윤종신도 “가창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힐링 요소가 있다” 등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존 입상자와는 다른 무엇, 그 방향성의 제시도 더욱 분명해야 한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지만 “저 친구가 왜 올라왔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아지면 색깔 없는 오디션이 돼버린다. 색깔 없는 오디션은 참가자에게 생명력을 불어넣기 힘들고 영혼 없는 ‘톱 10’이 되기 쉽다. 권투경기에서 선수의 실력이 좋다고 그냥 링에 올린다고 되는 건 아니다. 이 선수는 어떻고, 저 선수는 어떻다는 식으로 경기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잘해주어야 한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대중이 원하는 부분을 읽어야 한다. 대중은 이제 노래 잘하는 참가자에게 큰 매력을 못 느낀다. 고음 지르기와 뛰어난 박자감을 갖춘 참가자는 널리고 널렸다. 전국에 50개가 넘는 실용음악과 학생들 중 노래 잘하는 참가자는 많다. 이번에는 허각 같은 선수가 필요한지, 아티스트적인 가수가 필요한지, 만약 아티스트라면 어떤 점이 매력인지를 스토리텔링해주는 오디션이 필요하다. ‘룰’은 그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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