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250만원 받는 유보라 스타작가 누르고 수목극 1위
KBS 수목드라마 ‘비밀’의 대본을 쓰는 작가는 회당 250만원을 받는, 신인 작가 유보라다. 유 작가는 ‘KBS 단막극 극본 공모’ 최우수상을 받았던 작가다. 지금까지 단막극 3편을 썼고, 미니시리즈는 처음이다.
그런 작가가 회당 수천만원을 받는 스타 작가인 김은숙 작가가 쓰는 SBS ‘상속자들’과 MBC ‘메디컬탑팀’을 시청률에서 눌렀다. 처음에는 2등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비밀’은 작가의 힘으로 뻔한 통속 멜로가 될 수 있는 구도를 떨쳐내고 있다. 그래서 멜로인데도 긴장감과 흡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열혈 시청자들은 ‘비밀’에서 헤어나지 못하겠다고 한다. 10회까지 방송되면서 조민혁(지성 분)ㆍ강유정(황정음 분)ㆍ안도훈(배수빈 분)ㆍ신세연(이다희 분)의 격정멜로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사건과 관계망이 잘 짜여 있다.
‘비밀’이 재미있는 것은 인물들의 감정을 넘어 각자가 처한 상황과 딜레마, 심리, 욕망, 야망, 복수심, 연민, 동정, 집착 등이 한데 엉켜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우리 사회 시스템까지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배수빈이 원래 애인이었던 황정음을 추락하도록 만든 과정이 야망, 욕망, 어쩔 수 없는 상황 등과 뒤섞여 악인인지 구분조차 어렵게 한다.
황정음도 자신의 삶이 망가져 가게 되면서 맞닥뜨리게 된 예기치 못한 상황, 가령 애인이었던 배수빈이 자신 아버지의 죽음과 연관되고 자신에 의해 큰 피해를 봤던 지성이 자신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행보는 더욱 시청자의 기대를 받게 됐다. 황정음은 새롭고, 살아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연기력도 더욱 좋아졌다. 사랑하는 연인을 살해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지성과 황정음의 관계는 분명 기대된다.
‘비밀’이 화려한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시청률이 13%대까지 올라가며 수목드라마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열악한 드라마 제작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고액 스타 배우의 출연료를 삭감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던 우리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잘 키운 신인 작가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학교 2013’의 이현주 작가, ‘직장의 신’의 윤난중 작가, ‘굿닥터’의 박재범 작가 등 최근 KBS에서 선보여 주목받았던 드라마의 작가들은 모두 KBS 단막극 신인 작가들이었다. 이는 실력 있는 작가와 PD 양성소 역할을 하는 단막극을 없애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비밀’은 연장 없이 예정된 16회로 오는 11월 14일 종영한다.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지만 작품의 밀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제작진이 내린 결정이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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