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전설의 로커’도, ‘악의 화신’으로 거듭난 중견배우도 이제는 ‘나 혼자 산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원조 아이돌도, 꿈을 좇아 서울로 상경한 건실한 청년도 다 혼자다. ‘기러기 아빠’부터 자발적 싱글족이 된 남자스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MBC ‘나 혼자 산다’가 일본 안방을 두드린다. 지금도 초식남 현상이 지배적인 일본사회에 부합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해 금요일 안방 예능 자리를 꿰차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나 혼자 산다’가 일본의 한류전문 케이블 채널 KNTV로 프로그램이 수출, 오는 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싱글남의 해피 라이프’라는 제목으로다.

‘나 혼자 산다’는 1인가구 453만 시대를 맞아 당당히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싱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김태원 이성재 김광규 데프콘 노홍철 강타 서인국이 출연한다. 국내 방송에서는 현재 서인국은 하차한 상태다.

‘나 혼자 산다’의 일본 수출에 대해 MBC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한국에서 3월에 첫 방송된 이후 일본 방송사에 프로그램이 수출되며 9월 4일부터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며 “KNTV는 한류채널로 국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많이 방영되는 방송사다”고 설명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KNTV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수출할 땐 프로그램 하나만 파는 경우도 있지만, 패키지 형식으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묶어 수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KNTV에서는 MBC를 포함한 KBS SBS 등 방송3사에서 방영 중인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도 상당수 방영 중이며, MBC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100% 수출이 진행될 정도다. 국내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가 일본 방송으로 진출하기 위한 첫 번째 수출 활로 겸 시험대가 바로 KNTV인 셈이다. 또 다른 방송사 관계자는 “이 채널을 통해 인기를 모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일본 지상파 채널로 입성하는 단계에 오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나 혼자 산다’의 경우 반응이 좋다. 방송 시작 이전부터 KNTV 홈페이지에는 일본 시청자들의 기대감 섞인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이성재와 서인국, 강타를 만날 수 있다는 팬들의 들뜬 반응이다.

이성재의 경우 지난달 30일 ‘나 혼자 산다’의 방송분을 통해 공개된 것처럼 10년 전부터 일본에서 팬층을 다져온 숨은 한류스타였다. 영화 ‘신라의 달밤’을 본 뒤 팬이 된 일본인이 있을 정도다. 이후 이성재는 일본팬들과 현지 팬미팅을 통해 만남을 가지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류스타들의 인기에 따라 콘텐츠의 사전인지도가 좌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 혼자 산다’의 경우 콘텐츠의 특성이 일본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연애나 결혼에는 관심없는 20~30대 남성을 가리키는 말) 현상과 개인주의가 지배하며 싱글족이 적지 않은 일본의 사회정서와 잘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MBC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본 사회와 정서적인 공감대 형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했고,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은 혼자 사는 문화가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에 공감을 쉽게 사고, 인기를 얻을 만한 콘셉트다”며 “‘나 혼자 산다’의 경우 한국사람들의 착하고 정을 중시하는 문화를 담아 자극적인 부분이 덜하다. 불황과 디지털 문명으로 상처받고 고립된 사람들을 다큐 형식을 빌린 리얼리티로 위로한다는 방식이 각박한 일본 사회에도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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