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미납추징금 명목으로 국가에 내놓기로 한 목록 중에는 연희동 자택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의 상징처럼 돼 버린 이 곳은 당분간 비워지지 않을 듯 하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소유권이 넘어가더라도 전 전 대통령 내외가 이곳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며 미납추징금 집행 주체인 검찰과 협의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희동 자택은 회색 지붕의 본채(818㎡)와 빨간 지붕의 별채(312㎡), 정원(453㎡) 등 총 3개 필지로 분할돼 있다. 평가액으로는 50억여원이다. 납부 후에도 적지 않게 남아 있을 재산과 아들 삼형제의 재력을 감안하면 그 정도 규모의 집을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전 씨 측이 이런 조건으로 검찰에 선처를 구하는 것은 그만큼 연희동 자택에 대한 애착이 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자택 본채는 1969년 전 전 대통령이 육군참모총장 수석부관을 지낼 때 이순자 여사가 땅을 사서 1987년 건물을 지었다. 정원 부지는 장남 재국 씨 명의로 82년 구입했다. 별채는 전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1987년 이 여사가 구입했다.

전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전 전 대통령이 내란죄로 소환통보를 받자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면서 이에 반발하는 소위 ‘골목 설명’을 발표한 장소도 바로 자택 앞 골목이다. 이런 사연을 거쳐 외부에서도 연희동 자택을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전 전 대통령의 상징처럼 인식하고 있다.

연희동 자택은 그러한 상징성과 눈에 띄는 자산이라는 점 때문에 과거 비자금 수사 때부터 항상 압류 대상 일순위였다. 전 전 대통령측은 이를 지켜내기 위해 소유주 명의를 여러번 바꾸는 수법을 동원했다. 별채는 1996년 처음 가압류가 이뤄진 후 2003년 강제 경매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구속기소) 씨 명의로 넘어갔다. 이후 2011년 이 씨가 거액의 세금을 체납하면서 다시 압류된 별채는 올 4월 삼남 재만 씨의 부인 이윤혜 씨를 통해 되찾았다.

정원은 1999년 전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 이택수 씨로 소유주가 바뀌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부지를 전 전 대통령의 차명 재산으로 보고 이번 수사에서 압류조치한 상태다. 본채만 이 여사 소유임이 인정돼 압류를 피했으나, 전 전 대통령측은 이번에 이마저도 소유권을 국가에 넘기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를 두고 전 전 대통령 측이 동정론을 이용해 연희동 자택에서 계속 기거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여사는 최근 집을 넘긴 뒤 합천으로 낙향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추징금 환수에 일보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검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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