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亂 우려 확산 개혁심의위 ‘공회전’ 내부감찰·특별검사제 등 잇단 보류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출근하지 않음에 따라 특별검사제 도입 등 검찰 개혁 관련 작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채 총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맞춰 검찰 개혁을 단행해 왔다. 외부인사로 검찰개혁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내부 감찰 강화, 검사와 수사관의 전문성 강화, 인사개혁 등 검찰 개혁방안을 마련해 왔다. 정치 중립성 논란을 빚어왔던 대검찰청 중수부도 박 대통령의 공약에 맞춰 폐지했으며, 중앙지검장과 주례 독대보고 폐지, 간부회의 결과 이프로스(검찰 내부통신망) 게재 등 투명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분간 이러한 검찰 개혁 작업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총장 자리가 공석인데 이제까지 진행되던 일련의 개혁 작업을 계속 진행하는 게 당분간 어렵지 않겠느냐. 내부를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총장이 임기제인 것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인데, 임기와 관련 없이 총장을 흔드는 걸 보면 정치권이 진정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대검의 한 간부 검사는 “무엇보다 채 총장이 검찰 개혁이라는 중책을 맡았던 만큼 검찰 개혁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며 “검찰을 흔들려는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논평을 통해 “전례 없는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는 검찰 조직을 흔들어 다시 권력의 입맛에 맞는 정치검찰로 길들이려는 시도”라면서 “검찰은 이제 스스로 정치적 중립을 말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이어 “검찰 출신 장관이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검찰총장 임기제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번 사태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 및 청와대ㆍ여당ㆍ국정원의 ‘총장 찍어내기’ 시나리오 결과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태 진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검찰 개혁은 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여야는 중수부 폐지, 특검제 도입 등 검찰 개혁 핵심 내용에 대해 원칙적으로 올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청와대에서 채 총장의 사표를 반려한 이후 일선 검사의 집단적인 움직임은 소강 상태다. 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언론 보도와는 달리 평검사회의를 하자는 논의도, 부부장검사를 중심으로 연판장을 돌리겠다는 움직임도 아직 없다”며 “현재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현 기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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