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손자병볍 모공(謀攻)편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중국 전국시대 당시 적자생존의 삭막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서 유래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의미는 시대적ㆍ사회적 배경 속에서 재해석되면서 후세 사람들이 인생을 사는 지침서와도 같이 소중히 여기는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인들의 투자 생활 속에서 그 의미를 풀어보면 어떨까.
세계적인 석학도, 고수익을 내는 펀드매니저도, 변동성으로 인한 투자 상품의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먼저 투자 주체인 나의 성향이 어떤지부터 아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나를 알고 상품을 알아가면 백번 투자해도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처럼 대내외 변수에 따라 시장변동성이 큰 상태에서는 자신의 투자성향을 알고 투자하는 게 수익 극대화와 손실 최소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수익률 높다면 파생상품도 마다하지 않는다’…공격투자형=시장 평균수익률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자산가치의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적극 수용하는 투자자 유형이다. 투자의 기본 철칙인 ‘고위험 고수익(high risk-high return)’를 감수하는 성향이 강해서 투자자금 대부분을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또는 파생상품 등의 위험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IT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투자자들이 기피하는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도 많다. 채권과 같은 안정적인 투자처는 매력도가 떨어져 자산 중 차지하는 비중도 5%를 넘기지 않는다.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미국 대형 우량주에 집중 투자해 장기적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기업 실적개선 모멘텀이 커지고 있는 유럽지역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원금 잃어도 좋다’…적극투자형=투자원금의 보전보다는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 실현을 추구하는 투자자 유형이다. 공격투자형과 유사하게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또는 파생상품 등의 위험자산에 투자할 의향을 가졌다. 상대적으로 채권에도 관심을 갖지만, 그나마 국내채권은 관심이 떨어진다. 미국 하이일드채권이나 미 달러표시채권에 주로 투자하며, 짧은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으로 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한다. 공격투자형에 비해 주식 비중이 작지만, 성장형 포트폴리오 위주로 가치형 투자를 통해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거나 주가 상승을 추구하는 성장가치형 펀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간접투자로 수익낸다’…위험중립형=투자에는 그에 상응하는 투자 위험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예ㆍ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일정 수준의 손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 유형이다. 가장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투자 대비 성과를 가져가는 경우는 드문 경우다 많다. 위험중립형부터는 주식투자 비중이 급격히 즐어든다. 공격투자형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롱숏전략(매수를 의미하는 롱전략과 매도를 의미하는 숏전략을 동시에 구사)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와 ‘채권금리+α’의 수익을 추구한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펀드(ELF)와 같이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해도 상품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수익 추구가 가능한 간접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정기예금 금리+α를 원한다’…안정추구형=투자원금의 손실 위험은 최소화하고,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 수준의 안정적인 투자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 유형이다. 다만, 수익을 위해 단기적인 손실을 수용할 수 있으며, 예ㆍ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위해 자산 중 일부를 변동성 높은 상품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 채권과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다. 확정금리형에 비해 추가수익을 추구하지만,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중금리에도 만족한다.
▶‘원금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안정형=예금 또는 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원금에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투자자 유형이다. 주식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며, 해외채권도 불안하다. 현금과 채권으로만 자산 포트폴리오의 75%를 담고 있다. 월급은 차곡차곡 통장에 쌓여가고 은행 금리는 차곡차곡 불어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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