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어도 너무 자주 바뀐다. 1969년 대입 예비고사가 도입된 이후 46년 동안 입시제도는 무려 38번이나 바뀌었다. 수능시험이 시작된 1994년 이후만 따져봐도 20년 동안 12번이나 바뀐 셈이다. “정권만 바뀌면 백년지대계가 손바닥 뒤집듯 바뀐다”는 일선 교사의 한숨과 “우리가 실험실 쥐인가, 마루타인가?”라는 격양된 수험생의 반응은 이해되고도 남는다.
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교육부가 수준별 A/B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폐기하는 등 큰 폭의 대입제도 개편안을 또다시 발표하자 일선 학부모ㆍ학생ㆍ교사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입시제도가 이렇게 오락가락하다보니 학생과 학부모ㆍ교사는 “또 바뀌냐”며 대입 정책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당초 선택형 수능은 수험생의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이미 3년 전 예고된 정책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결국 정권이 바뀌면서 폐지 쪽으로 돌변했다.
정책 시행 후 원서접수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수정함으로써 가뜩이나 실추된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더욱 추락하게 됐다. MB정부가 수능영어를 대체하기 위해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도 결국 수능과 연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났다.
근시안적인 정부 교육대책의 부작용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NEAT 개발에 들인 수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은 차치하고라도 이미 준비를 시작한 학생의 낭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입시제도가 안정성을 잃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출렁거리며, 결국 학생만 희생양이 된다.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이처럼 뚝딱 바뀌는 입시제도는 오히려 혼란만 주고 역효과를 낼 뿐이다. 정책의지도 불분명해 보인다. 현장에서 학부모ㆍ학생과 함께 고민하지 않으니 정책이 현장에 뿌리내리기도 전에 부작용이 먼저 부각되고 또다시 정책이 바뀌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부모ㆍ학생은 취지가 좋은 입시제도보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더 원한다. 이번 대입 개편만큼은 수없이 바뀐 대입제도 개편에 숫자를 하나 더한 꼴은 되지 말아야 한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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