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버냉키 쇼크’로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가시화하자 이들 국가의 금융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대거 투입, 환율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약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터키 등 일부 신흥국은 환시 개입이 여의치 않자 급기야 금리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지난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중단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신흥국의 외환보유고는 급감했다. 미국 국채 등 보유 외화 자산을 팔아 환시장 개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중국을 제외한 신흥 12개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97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4월 말 3조300억달러에서 2.2%(600억달러ㆍ67조4100억원) 감소한 것이다. 신문은 이 같은 2개월간의 감소율이 유럽 부채위기가 고조됐던 2011년 말이래 최대폭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5~6월 두 달간 신흥국 외환보유액은 인도네시아 8.5%, 인도 4%, 러시아 3.6%, 태국 3.9%, 브라질 2.4% 각각 감소했다.
세계 외환보유고 7위인 한국도 0.7% 줄었다. 한국의 6월 말 외환보유액은 3264억달러(366조576억원)로 두 달째 감소해 7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신흥국은 환시장 개입을 통한 환율 방어에 힘이 부치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15일 시중은행이 다른 유동성 확보 채널을 소진했을 때 자금을 지원하며 적용하는 ‘marginal standing facility rate’와 레포 금리를 각각 10.2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각각 2%포인트 인상된 것으로 상당히 큰 폭이다. 그러나 기준 금리는 7.25%로 유지했다.
터키중앙은행(CBRT)도 이날 총재 명의의 성명을 내고 “오는 23일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통로를 확대하는 방안이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며 이례적 구두 개입을 단행했다.
이와 관련, 오는 19일 열리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신흥국의 자금 유출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 신흥국들은 미국에 시장친화적 금융정책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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