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86회> 감추어진 승부 10
폭동이란 무엇일까?
폭력을 통해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집단적인 양상을 보이긴 하지만 애초의 시작은 어느 한 개인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일 게다. 그러나 폭동이라고 해서 꼭 무기가 동원되거나 피가 튀겨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와일드하게 벌어지는 사막의 랠리 경기 도중에 드라이버가 문득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어쩌면 폭동을 예고하는 일일 수도 있다. 아름다움과 폭력은 어쩌면 그 본질이 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은 사실 두려운 것이다.
“폭동을 주도하려는 건가? 아니면 단독적인 테러?”
“글쎄요, 왠지 자살하려는 기미가 보이기도 합니다만….”
“자살? 자살하려는 자가 어째서 랠리에 참가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정치적인 목적을 띠고 있을까?”
“하여간 좀 더 주시해 보겠습니다. 인상착의로 보나 요르단 국적기를 내걸고 있는 것으로 보나 예전의 ‘에어 뮬’ 테러와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에어 뮬 테러라… 그럼 권도일 전무가 타깃일 수도 있어요. 몸조심하면서 철저히 그 작자를 감시하세요.”
로열골드의 음성탐지 시스템을 통한 교신은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권도일은 긴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늘 하루 동안 달리는 구간은 철저하게 기록을 체크해야 한다. 기록을 재면서도 지상 10㎝로 비행하며 도로를 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정체불명의 머신까지 감시해야 하다니.
“이런 날 파리 같은 것들!”
그런가 하면 붉은 점으로 표시되던 1974년 산 치타의 드라이버 유호성은 날파리들처럼 몰려드는 정체불명의 머신들을 보며 이렇게 짜증을 내는 중이었다.
“저거… 아프리카 촌것들 아냐? 똥차들을 모는 주제에 왜 자꾸 내 앞을 가로막는 거지? 날 우습게보나?”
유호성이 옆 자리에 앉은 코-드라이버 현성애를 보며 싱긋 웃었다. 가소롭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현성애는 왠지 불안하니 조심하라는 사인을 내보였다.
“랠리 매너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작자들 같아요. 치고 나가든지 뒤로 빠지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세요.”
현성애가 세이프 시스템을 작동하며 자세를 낮추었다. 말로는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지만… 자세를 낮추는 것으로 보아서는 치고 달리라는 제안이었다.
“좋아, 본때를 보이자고.”
유호성 역시 세이프 시스템을 작동하기 시작했다. 안전 바가 열십자로 교차되고 시트가 20㎝나 하강하며 무게중심이 아래로 내려앉고 있었다. 세이프 시스템이 도는 순간 1974년 산 치타의 V8 6,000㏄ 엔진은 순간적으로 500마력의 폭발적인 힘을 과시하며 지면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이제야 낚시에 걸려들었군.’
1974년 산 치타가 머플러에서 불꽃을 뿜으며 달려 나가자 소령 계급장을 단 N-Dos의 드라이버도 출력을 잔뜩 높이며 그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소령은 유호성보다 50m가량을 앞서 달리던 중이었다. 그는 백밀러를 통해 후방을 주시하며 1974년 산 치타의 앞길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현성애 씨, 저건 또 뭐지? 백기를 흔들고 있잖아?”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일까? 요르단 국적기를 단 블랙 이글스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라며 창문을 여는 순간… 블랙 이글스로부터 최루가스에 혼합된 모래가 날아 들어오기 시작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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