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6회> 바람에 맞서는 법 55
“민족의 이름을 걸고 곧바로 거사를 실행하라.”
졸병을 쫓아내고 외톨이 드라이버가 된 N-Dos 단의 소령에게 내려진 명령은 지극히 간단명료했다. 암살요원 중에서 1명의 이탈자가 생겼으니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거사를 실행하라는 내용이었다.
거사 실행 이후엔 자신도 곧 자폭해야 할 것이다. 곧 세상에서 사라질 운명이지만 소령은 잠시나마 인도주의자임을 자처했던 자신의 행동을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머신에서 빈손으로 내쫓은 졸병은 결국 이국의 떠돌이는 될지언정 목숨은 유지할 것이란 생각이 그를 여전히 기쁘게 했다.
“당장에 말입니까?”
“사막에 도착하는 즉시 실행할 것.”
“알았습니다. N-Dos여 영원하라!”
소령은 난폭하게 머신을 몰아가면서도 한 손으로는 복부에 두르고 있는 자살용 폭탄을 확인했다. 오늘 밤은 시안에서 머물게 될 것이고, 내일 아침 일찍부터 머신을 몰아가면 오후 5시 경에는 란저우 고원을 통과하게 될 것이다.
란저우 고원에 이르는 오르막을 통과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 경기 초반이기 때문에 랠리 선수들은 아직 힘에 넘쳐 있었다.
“잘하면 내일 밤 11시경이면 닝샤후이족 자치구에 도달하겠군. 거기부터는 고비사막이 펼쳐진단 말이지? 잘 가라, 코리아 거성의 드라이버여!”
소령은 다급하게 머신을 몰았다. 날이 이미 어두웠으므로 시야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엔진소리는 N-Dos의 지원으로 이 경기에 참가한 북서 아프리카 모리타니아의 젊은 군인들의 머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불법으로 부착한 위치추적기에는 거성의 전략머신인 1974년산 치타의 위치가 선명히 드러나고 있었다. 위치추적기의 좌표와 귀로 감지되는 모리타니아의 군인들 머신 사이에서 소령이 달리고 있었다. 가급적이면 이 구도를 흩뜨리지 않고 닝샤후이족 자치구까지 달릴 수 있기를 그는 소원했다. 그래야만 자신이 자폭한 후에도 모리타니아의 군인들에게 테러의 누명을 씌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기록을 재는 구간에서는 취침과 휴식을 목적으로 포스트에 도달할 때마다 일단 도착하는 시간을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날, 도착한 시간 차이만큼 간격을 벌려서 새 출발을 하게 되는 것인데…
오늘 밤 도착하게 될 제1 포스트는 연습구간이기 때문에 도착시간을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럴 때는 신경을 바싹 긁어야 한단 말이지.’
소령은 이런 판단을 내리자마자 전속력으로 머신을 몰아 모리타니아의 군인들 쪽으로 향해 달려 나갔다. 모리타니아의 군인들이 모는 머신의 성능이야말로 별 볼일 없었다. N-Dos 단에서 자선의 의미로 겨우 15만달러를 지원하고, 더불어 중고차량을 넘겨준 것이기 때문에 한계속도와 출력은 미미하기 짝이 없을 터였다.
“헤이, 치킨! 허리 업! 허리 업!”
소령은 약을 바싹 올리면서 그 군인들의 머신을 앞질러 달려 나갔다. 예상대로 그 젊은 군인들은 엔진이 터지도록 속력을 내며 소령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옳지, 미끼에 잘도 걸려드는 군.‘
소령은 그런 식으로 모리타니아의 군인들을 이끌어 갔다. 내일은 꼭두새벽부터 그들을 이끌고 달릴 예정이었다. 거사 시간에 맞추어서 고비사막에 도착하려면… 성능 좋은 1974년산 치타보다 최소한 3시간은 일찍 출발해야 가능하리란 계산이 섰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거사 전날 밤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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