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가’4 개월
권위적이던 성동일 아들바보로 주눅들어있던 준이도 자신감 커져
늘 울보소리 듣던 김성주 아들 민국 어느새 애들 이끌며 맏형 리더십 보여
주말 의미있는 예능의 반가운 진화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첫선을 보인 게 지난 1월 6일이니 벌써 4개월이 흘렀다. 아이들이 워낙 큰 주목과 관심을 받다 보니 성장과 변화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아이에 대한 아빠의 교육방식이나 양쪽의 소통방식 등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면서 의미까지 더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를 통해 가장 크게 변화한 아이는 성동일의 아들 성준이다. 시작할 때만 해도 준은 아빠 앞에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다. 아빠와 집을 찾아가는 길에도 아무 말 없이 걸어갔다. 아이가 너무 의젓한 게 안쓰러워 보였을 정도다. 말로 까부는 윤후나, 행동으로 까부는 준수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성동일이 초반 준에게 가장 많이 했던 대사는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뭐지?”라는 네거티브형 질문이었다. 그 말만 떨어지면 준은 바로 실행에 돌입했다. 얼음 위에서 빙어낚시 할 때 준이 핫팩을 물에 떨어뜨리자 성동일의 표정은 차가워졌다.
하지만 이제는 전세(?)가 역전됐다. 권위적이었던 성동일이 ‘저자세’가 된 모양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사료된다. 성동일이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준에 대해 사랑에 푹 빠져버린 것과, 예의 바르고 반듯한 준이를 매우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이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워”라며 으쓱해지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준이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음인지, 아빠를 대하는 자세에서 조금 더 유연해지고 자신감이 붙었다. 아빠가 뽀뽀해 달라고 하면, 아빠 머리를 잡아당겨 자신의 입으로 향하게 하고, “아빠가 왜 훌륭하다고 생각하니?”라는 아빠의 질문에 “돈 많이 벌어서”라고 말해 아빠를 머쓱하게 했다.
김성주 아들 민국도 크게 성장했다. 한때 울보 소리를 듣게 한 ‘숙소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했다. 김성주는 “숙소는 양면성이 있다. 아이들은 비교당할 때 특히 힘들어하기 때문에, 일단 숙소가 배정되면 민국이에게 단점은 빼고 장점을 적극 부각시켜 설명했다”고 전했다.
10살인 민국은 갈수록 연장자답게 리더십을 발휘해 나갔다. 시장을 보거나 미션을 수행하면 아이들을 잘 지휘한다. 민국은 지난달 28일 여수 앞바다에서 팔뚝만 한 숭어를 잡아 기세가 올랐고 자신감을 얻은 상태.
김성주는 기자에게 “저도 40평생 해본 적이 없는 일을 10살짜리가 했으니 기억이 오래갈 것 같다. 그 다음날 아빠들만 아귀잡이에 나서는데 민국이가 하도 가려고 해서 배에 태웠다”면서 “요즘도 계속 낚시를 가자고 한다”고 전했다. 김성주는 민국이에게 가르치려 한다. 하지만 낚시는 민국이 김성주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상황이다. 김성주는 “민국아, 빨리 먹어. 지금 안 먹으면 못 먹어” “아빠 말 들어”와 같은 권위적인 ‘말’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조금은 친구 같은 아빠가 돼가고 있다.
윤민수의 ‘아빠 어디가’ 출연 이유는 집에 들어오는 자신을 보고 윤후가 “엄마! 쟤 또 왔어”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아들과 많이 친해졌다. 후는 예능감이 워낙 좋아 윤민수는 추임새만 넣어도 많은 방송분량을 챙긴다. 윤후는 아이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진행의 자질까지 보이고 있다.
여수 편에서 아빠와 함께 탄 택시가 거북선대교를 지나가자 윤후는 “이순신 삼촌이 여수에서 싸우셨구나”라고 말했고, “이순신 장군님이 돌아가시면서 뭐라 그랬어?”라고 묻는 아빠의 질문에 “이순신 장군, 부하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어”라고 말하고는 크게 웃었다. 윤후 부자가 상황극을 펼칠 수 있는 건 후의 이런 감각 때문이다.
이종혁은 아들 준수와 같은 눈높이에서 놀아준다. 수직적인 가르침보다는 수평적인 놀이로 소통하는 스타일이다. 준수는 언뜻 통제 불능의 아이 같지만 마음속에는 훨씬 더 자유분방한 생각과 사상이 깃들 것이다.
송종국은 ‘딸바보’다. 지아를 안아업고 청량산 구름다리까지 올라가는 괴력을 발휘했으며, 여수 안도에서도 지아를 손수레에 태우고 묵묵히 갔다. 아빠가 강하다는 걸 보여준 송종국이었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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