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방송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사를 제재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진창수)는 방송사 CBS가 “‘주의’ 조치는 부당하니 취소해달라”며 방통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CBS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김미화의 여러분’은 지난해 1월 5일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를 출연시켜 정부의 축산ㆍ부동산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방송했다. 우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아예 축산을 하지 말라는 게 지금 정부 방침”, “정부가 하는 얘기는 빚내서 집 사라는 건데 패가망신의 지름길” 등의 발언을 했다.

이날 방송으로부터 2주 후인 1월 18일 ‘김미화의 여러분’은 서규용 당시 농림수산부장관의 축산 정책에 대한 견해를 보도했다. 우 교수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내용이었다.

이 두 방송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1월 5일 방송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 등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CBS에 주의 조치를 했지만, 1월 18일 방송에 대해서는 ‘문제 없다’고 결론 내렸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에만 ‘편파적’이라는 이유로 제재한 것이다. 방통위의 이같은 결정은 ‘방송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는 비판을 샀다.

CBS는 방통위의 ‘주의’ 처분을 다시 심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역시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경우에는 정부가 정부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다른 여러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에 상당한 정도의 실질적인 기회 제공이나 프로그램 편성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의 균형을 요구하면 족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농림부 장관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 사건 발언과 반대되는 견해를 표명한 점등을 고려한다면, 같은 사실을 두고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거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일부 누락하여 방송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방송이 공정성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방송의 객관성 여부와 관련해 재판부는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축산정책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거나 저금리 정책에 관한 비판하는 의견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정부 정책에 대한 사실로서 표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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