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결의 없이 구상금 지급’은 업무상 배임 주장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따라 400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의사회 결의도 없이 론스타에 지급한 경위를 조사해달라며 시민단체가 외환은행과 김한조 은행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는 12일 외환은행과 김 은행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2003년 10월 외환은행의 최대주주가 된 론스타의 페이퍼컴퍼니(LSF-KEB Holdings, SCA)와 존 패트릭 그레이켄 론스타 펀드 회장은 그해 11월부터 외환은행과 그 자회사인 외환신용카드간의 합병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합병조건을 만들기 위해 외환카드에 대한 허위감자설을 유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환카드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췄다.
검찰은 론스타와 론스타가 파견한 유회원 외환은행 이사, 외환은행을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대법원은 론스타와 유회원 이사에 유죄를, 외환은행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형사소송이 진행되자 2003년 주식 매도 당시 외환카드 지분의 24.7%를 보유하며 2대주주였던 올림푸스캐피탈은 2009년 3월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상대로 론스타 측의 주가조작으로 인해 보유지분을 저가에 외환은행에 매각해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으로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에 중재신청을 했다.
중재인은 2011년 12월 론스타와 외환은행이 연대해 올림푸스캐피탈에 한화 718억 원 상당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중재결정을 내렸다.
올림푸스캐피탈은 2012년 2월 1차 중재판정의 내용에 따라 국내법원에 ‘외환은행에 대한 강제집행을 허가한다’는 내용의 집행판결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올림푸스캐피탈이 직접적으로 지급청구를 하지 않았음에도 외환은행이 아닌 론스타가 2012년 3월 손해배상금 약 718억 원을 전액 지급했다. 그후 올림푸스캐피탈은 외환은행을 상대로 제기했던 집행판결소송을 취하했다.
손해배상금을 전액 지급한 론스타는 2012년 4월 싱가포르 법원에 외환은행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후 구상금 청구소송을 곧바로 취하했고, 외환은행과 합의 하에 싱가포르에서 중재절차를 진행,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의 중재인은 2014년 12월 외환은행이 위 배상금의 50%에 해당되는 금원과 이자를 론스타에 지급하라는 내용의 중재결정을 내렸다.
구상권이란 공동불법행위자 중 한 사람이 자신의 부담부분 이상을 변제했을 때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행사하는 권리이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되며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대법원을 통해 명백히 밝혀졌지만, 외환은행은 중재결정문을 송달받고 지난달 약 400억원을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은 구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배상금의 성격과 액수에 비춰 손해배상금의 지급이 이사회 결의사항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배상금을 지급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고발장에서 이같이 밝히며,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은 채 구상금을 지급한 것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주식을 모두 소유한 1인주주로서 론스타 주가조작의 최대 수혜자”라고 적시하며,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론스타와 모종의 거래를 하고, 이 모든 사태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이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론스타와 외환은행이 체결한 중재판정문과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가 체결한 제2차 주식매매계약서에 배임행위로 볼 수 있을 만한 론스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이 명시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3일 ‘하나금융지주와 한국외환은행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 및 은행법 위반에 대한 조사요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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