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받아야…” 승려 징역형 “자기 결정권 가능” 원심파기

지적장애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서로 엇갈린 판결을 내려 주목된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는 어릴 적 절에 맡겨진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전남 함평군 소재 모 사찰 주지 김모(62)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정보공개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씨와 피해자의 절에 함께 거주했던 기간 등을 고려하면, 김 씨가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의 정신장애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을 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2008년 3월 전남 함평군 소재 모 사찰의 주지로 일하면서 그곳에 거주하며 청소와 심부름을 하던 지적장애 2급 최모(당시 23세)씨를 두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찰에 맡겨진 최 씨는 사망한 전임 주지 황모 씨에게도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적장애 여성이라 할지라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라면 장애 여성과 성관계에 대해 섣불리 성폭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도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A(26)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정보공개 5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행위와 임신의 의미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별한 보호자 없이 대학생활을 한 사실 등을 종합하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피해자의 정신상태 등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2011년 3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지적장애인 여성과 성적인 내용의 문자메시지 등을 지속하다 B 씨가 자취하고 있는 대전 서구 모 아파트에 찾아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돼 1ㆍ2심에서 징역 2년, 정보공개 5년 등을 선고받았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