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베트남서 펼쳐진 아시아레이스 몰려든 관중 관심·호응도 상상초월 기린 이광수는 이미 新아시아프린스

마카오 타워·하노이 72층 타워 등 해외 유명 관광지에 스토리텔링 효과 일방향 아닌 쌍방향 교류 새 모델 제시

SBS 예능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갈수록 재미를 더하고 있다. 게임 버라이어티 ‘런닝맨’은 매 게임이 단계적으로 물려 쌓여 나가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게임을 너무 어렵게 만들어놓으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없고, 너무 단순하게 만들면 재미가 떨어진다. 제작진은 이 양자 사이에서 적절한 난이도의 균형을 취하고 있다. 멤버 각자의 캐릭터가 쌓여나가면서 게임 승패를 보는 재미뿐 아니라 멤버 간 연합과 배신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최근 방송된 환생편과 이중첩자편 등은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 아이템이었다. 서울시청 청사를 배경으로 이뤄진 환생편에서는 1938년의 모습을 한 채 진행된 이름표 떼기 우승자를 알려주지 않은 채 2라운드에 돌입해서는 다른 멤버의 이름을 등에 달고 환생해 반전을 선사했다.

이 게임에서는 가장 먼저 아웃돼 ‘레이스 스타트’라는 별명까지 붙은 약체 지석진이 능력자 김종국의 이름표를 떼내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김종국이 이끄는 가수팀과 황정민이 팀장을 맡은 배우팀이 상대팀에 스파이를 잠입시켜 상대팀의 정보를 빼내는 이중첩자편도 한층 정교해진 ‘런닝맨’을 보여주었다. 영화 ‘무간도’와 ‘신세계’가 연상되기도 했다.

또한 최강의 파이터 추성훈과 능력자 김종국이 갯벌 한복판에서 벌인 씨름 대결은 승패 결과를 떠나 근래에 보기드문 명승부였다.

이제 ‘런닝맨’은 글로벌 예능으로서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마카오와 베트남에서 펼쳐진 아시아 레이스에 대한 현지인의 관심과 호응도는 그야말로 뜨거웠다. 시민축제 같았다. 그들은 런닝맨 멤버의 별명과 관계, 게임의 룰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었다. 기린 이광수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몰려든 관중은 이광수를 연방 외쳐댔다. 그들은 ‘이지송’을 따라부르고 “필! 촉!”을 외치면 “크로스”라고 따라했다. 이광수는 아시아의 기린이자 신(新)아시아프린스였다.

런닝맨 멤버는 베트남 주방장과 베트남 음식 먹기 대결을 펼치고, 하노이 시민과 ‘못 하이 바(가위바위보)’와 줄다리기 게임을 펼쳤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현지인을 참여시키기 좋았다. 오히려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을 게임으로 이용할 정도였다.

‘런닝맨’이 동아시아에서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은지는 우리도 잘 모른다. 현지팬들은 유재석과 김종국이 출연했던 ‘X맨’과 ‘패밀리가 떴다’ 등 이전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그 연장선에서 ‘런닝맨’ 팀을 보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팬덤이 함께 생겼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토크쇼는 한류 예능이 되기 어렵다. 하지만 ‘런닝맨’은 게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외국인도 공유하기 좋다. 성룡을 홍콩 사는 옆집 형으로 편안하게 만드는 곳이 ‘런닝맨’이다.

‘런닝맨’이 해외촬영에 나선 데 대해 굳이 해외 여행지를 소개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론도 있다. 하지만 여행에서 영토주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여행은 국내건 국외건 어떤 문화를 소개하고 어떤 루트를 만들어내며, 어떻게 스토리텔링하느냐가 중요하다. 한류의 문제점 중 하나가 일방향의 교류다. ‘런닝맨’은 한류를 한쪽으로 정체되지 않고 쌍방향적 교류와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콘텐츠이자 여행의 진화된 한 형태를 보여준다. ‘런닝맨’ 멤버가 누볐던 마카오의 피셔맨 워프와 송지효와 한혜진이 뛰어내렸던 마카오 타워 233m 번지점프, 멤버가 이름표 뜯기를 했던 하노이 랜드마크 72층 타워 등은 ‘런닝맨’이 만든 스토리텔링이다. 이에 대해 현지인이 큰 반응을 보인다는 건 문화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런닝맨’은 훌륭한 예능 한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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