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KBSㆍMBCㆍYTN 등 방송3사는 사이버 융단폭격을 맞은 지 이틀째 21일 오전에도 100% 업무 정상화에 들어가지 못했다. 3사는 전날 오후 2시 무렵부터 전산망이 마비돼 전산인력을 동원하며 밤샘 복구작업을 벌였지만, 21일 오전 10시가 지나서야 서버 등 시스템 복구를 끝냈다. 하지만 일부 PC에선 장애가 지속돼 이틀째 업무 차질 상태가 이어졌다.

KBS는 21일 사태 발생 15시간 만인 오전 5시께 사내 일반 업무용 네트워크를 복구했고, 이어 편성ㆍ광고ㆍ방송ㆍ보도시스템 순서로 치료와 복구 절차를 밟았다.

KBS 관계자는 “내부 전산인력 70~80명과 외부 보안업체 인력 20명 등 100여명이 밤샘 작업을 벌였다”면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 신중하게 복구해 늦어졌다”며 금융권에 비해 더딘 복구 이유를 설명했다.

MBC는 21일 “본사는 해킹 공격을 받은 직후 정보콘텐츠실을 중심으로 긴급대응팀을 가동시켰다. 서버의 경우에는 iMBC와 IBM 등 서버 정비업체의 지원을 받아 복구작업에 나섰으며, 방송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도국과 라디오국ㆍ광고국의 PC에 대해 우선적으로 복구작업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MBC는 “사내 PC의 50%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500여대 가운데 800대가 감염됐고, 광고ㆍ회계 등의 업무가 지장받았다. 뉴스와 인사ㆍ그룹웨어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사 직원은 아침에 출근하고서 상당시간 손이 묶였다. KBS는 오전 8시50분 무렵부터 “사용자 PC의 장애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별도 안내가 있기 전 사용자 PC 전원을 꺼두라”는 안내를 수차례 내보냈다.

기자와 PD, 작가 일부는 개인 소유 또는 정상 가동 노트북으로 사내 인터넷망에 접속해 업무를 보기도 했다. KBS 보도국의 한 기자는 “오전 7시께 ‘악성코드 공격에 따른 직원 조치 사항 안내’ 문자를 휴대전화로 받았다”며 “ ‘정상작동 PC는 하우리 전용백신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고 날짜를 조정해서 복구 조치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기자는 “어제 사태가 터진 뒤 급히 부서별로 공용컴퓨터 2대씩을 배치했다. 이 컴퓨터로 뉴스 원고를 작성하고, 프린트로 3부씩 출력해 손으로 자막을 써 넘기는 식으로 뉴스를 제작했다. 30년 전 프로세스로 제작했다”며 황당해했다.

방송사의 직접 피해 규모는 KBS 약 5000대, MBC 800대, YTN 500대로 추산된다. 서버 내 데이터 일부는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개인PC는 백신 치료 후에도 운영프로그램을 다시 깔면 기존 데이터는 사라지게 된다.

다행히 이번 피해는 사내 업무용 전산망에서만 발생, 방송 송출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MBC 관계자는 “일반 업무용 네트워크와 방송용 네트워크는 따로 운영된다. 방송용 전산망은 폐쇄망으로 내부 직원의 접근이 어려울 정도로 방화벽을 높게 친다”고 설명했다.

국가기간방송인 KBS는 “방송 제작이나 송출 관련 장비와 시스템은 방송용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이버테러에도 영향받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TV나 라디오 방송 모두 아무 사고없이 제작ㆍ송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BS 홈페이지나 KBS 인터넷라디오는 21일 오전에도 여전히 접속되지 않아 시청취자의 사연 전달은 되지 않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사진제공=KBS]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