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산자는 5% 이상 더 받고 소비자는 10% 이상 싸게 사는 구조 마련”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27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놓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의 초점은 농협을 핵심으로 유통 단계를 줄여 생산자ㆍ소비자 모두 윈윈(Win-Win)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맞춰져 있다. 중간 상인의 개입을 최소화 해 생산자는 상품을 제값 받고 팔고, 소비자는 좀 더 싸게 장을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안은 생산ㆍ유통ㆍ소비의 전 부문에 걸쳐 불필요한 단계를 없애는 ‘종합판’의 성격이 짙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농축산물 유통 구조, 농협 중심으로 헤쳐 모여=채소ㆍ고기값을 잡을 ‘특급 소방수’로 정부가 택한 카드는 농협이다. 농산물의 경우 농협이 주축이 돼 전속출하조직을 늘린다. 지난해 1600개였던 이 조직은 2016년까지 2200곳으로 확대된다. 배추ㆍ무 등을 수확한 후 농협의 판매조직으로 넘기는 농가가 늘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영농조합법인과 같은 비농협 농업법인도 농협에 물건을 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축산물 유통에도 농협의 역할이 확대된다. 지역축협은 한우ㆍ돼지고기를 수집ㆍ공급하고, 농협중앙회(안심축산)는 도축ㆍ가공ㆍ유통ㆍ판매를 전담하는 ‘협동조합형 패커(이하 패커)’를 키우겠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수집상, 도축장, 도매상 등의 역할을 ‘패커’가 하게 되는 것이다. ‘패커’는 호주 등 축산 선진국에선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편화 돼 있다. 국내에선 이미 이마트가 이같은 역할을 하는 ‘미트센터’를 운영해 축산물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패커’를 통한 유통비용 절감으로 한우 소비자가는 7.4%, 돼지는 6.3% 인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농협계통 정육점과 정육점 식당(가맹점ㆍ지역축협 직영점)을 2017년까지 각각 1000개와 600개로 현재보다 배 이상 늘려 합리적 소비자 가격을 유도키로 했다.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은 “생산자는 값을 5% 이상 더 받고, 소비자는 10%이상 싸게 장을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현재 여러 유통 경로가 있는데 이들간 경쟁을 하게 하자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도매 물류센터 5개 설립=산지에서 생산된 상품을 한 데 모아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물류센터가 전국에 5군데 생긴다. 오는 6월 준공하는 안성센터는 5만8103㎡로 이 가운데 가장 크다. 밀양ㆍ장성ㆍ강원ㆍ제주에도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이들 5개센터의 규모(연면적)를 합치면 8만여㎡로, 국내 최대 물류센터인 다이소 남사물류센터(10㎡)에 버금간다. 정부는 이를 통해 물류비용의 50%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직거래 장터 활성화하고 도매시장 경매 비중 줄이고=과거 생산자ㆍ장터 중심의 일회성ㆍ산발성 성격의 직거래를 넘어 소비자 참여ㆍIT(정보기술) 바탕으로 한 새로운 유형의 직거래를 추진할 계획이다. 직매장, 직거래 장터 등을 2017년까지 각각 100개, 10개씩 설치한다. 학교 급식 등 식자재 중심의 기존 사이버 거래에 슈퍼마켓 등도 참여할 수 있게 IT인프라를 구축한다. 농산물 직거래 확대를 위해 법률도 만든다. 직거래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에도 반영한다,
도매시장에선 경매로 인한 가격 급등락을 보완하기 위해 정가ㆍ수의매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오는 5월까지 마련한다. 그동안 경매는 물량 변화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가격이나 상대를 정하고 농산물을 거래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청과물의 경우 지난해 도매시장에서 경매ㆍ입찰 비중은 79.3%로 압도적이었다. 정가ㆍ수의 매매는 8.9%에 불과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농산물 수급관리 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민간인(생산자, 소비자, 유통인)이 참여하는 수급조절위원회를 설치, 여기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 품목별 수급조절 매뉴얼을 5월 중 마련해 수급 문제 발생시 대응하기로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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