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13조위안 은행권 동반부실 우려…은감회, 불투명한 판매·운용 시스템 감독 강화
최근 우후죽순처럼 급증하는 은행권의 자산운용상품에 대해 중국 금융당국이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이른바 ‘섀도 뱅킹’(비은행 금융) 급성장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산운용상품이 중국 은행권의 동반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규제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번 규제는 중궈(中國), 궁상(工商), 젠서(建設), 눙예(農業) 등 4대 국유은행의 지난해 말 자산운용상품 규모가 2조9000억위안을 넘어섰다는 발표에 이어 나온 것이다. 공식적으로 제대로 된 수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 스스로 자산운용상품의 급격한 증가에 경각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27일 중국 은행업관리감독위원회(은감회)는 자산운용상품 관리감독에 관한 새로운 규제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상업은행들은 반드시 자산운용상품과 투자내역이 일치해야 하며, 자산운용상품을 독립적으로 관리하고 계좌와 정산 등도 개별적으로 해야 한다. 또 상품별 자산부채, 이윤, 현금유동 등 거래내역이 적힌 재무제표를 만들어야 한다. 은감회는 이미 팔린 상품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불투명한 자산운용상품 판매와 운용은 늘 심각한 문제로 지목돼 왔다. 은행들은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상품의 리스크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다물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고객에게 약속한 금리를 확보하기 위해 자산운용상품을 독립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자금을 한데 모아 장기상품에 투자하는 편법도 서슴지 않는다. 만기가 돌아오면 고객들에게 투자 연장을 권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판매한 자금으로 기존 고객에게 상환한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자산운용상품 규모는 13조위안으로 중국 전체 예금의 14.5%와 맞먹는다. 2011년 말 8조5000만위안이었음을 감안하면 급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상품 계정을 통해 은행에서 거부된 기업들에 고리의 대출을 해주다 경기가 악화되면 상환불능상태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중국 전체 금융 시스템에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중국 규제당국이 은행권에 장부상 자산이나 부채로 기록되지 않은 부외거래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등 감독 강화에 나서면서 대형 은행들은 자산운용상품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궈은행의 자산운용상품 규모는 전년보다 12% 감소했으며, 젠서은행은 지난해 이 비율이 27% 증가했으나 장부외 판매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 은행들은 오히려 무서운 속도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씨티그룹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에 판매된 자산운용상품 가운데 도시와 농촌의 상업은행이 43%를 차지해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다. 하지만 중궈, 궁상, 젠서, 눙예 등 4대 국유은행은 25%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한편 중국 4대 국유은행은 지난해 대외환경 악화와 금리 자율화 등으로 이윤 증가율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궁상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2385억위안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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