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으로 사법시험 통과 등 이례적 경력… “변호사 생계문제 해결·사내 변호사 확대” 등 취임 포부 주목
“저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지 못한 평범한 변호사, 지방에서 일해 온 변방 변호사, 소박함을 간직한 보통 변호사입니다. 보통 변호사로서, 보통 변호사가 이끌어 가는 대한변호사협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 61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변호사들의 직선제로 치러진 21일 변협회장 선거에서 위철환(55ㆍ사법시험 28회)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이 당선됐다.
전남 장흥 출신으로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해 구두를 닦거나 신문을 배달하는 등 고학(苦學)으로 사법시험까지 통과한 그는 정통 엘리트 코스와는 다른 길을 밟아왔다. 전직 판검사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출신도 아닌 최초의 변협 회장이라는 점 또한 그렇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선거 기간에 줄곧 귀족 변호사와 서울 중심의 변협 운영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선거 기간 중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너무 서울 중심으로 운영된다”며 “젊은 변호사나 개인변호사들의 어려움을 함께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그의 공약들은 위기에 봉착해 있는 변호사의 생계문제 해결에 집중돼 있다. 위 변호사가 내세운 첫 공약은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이다. 현 법률시장을 ‘변호사 공급 포화’라고 규정한 그는 신규 변호사 수 감축, 정부와 지자체의 변호사 법률담당관제 도입, 사내 변호사 확대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은 벌써부터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위 변호사가 신규 변호사 수 감축을 위해 내건 ‘사법시험 존치’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등의 주장은 이미 일정이 잡힌 사법시험 폐지는 물론이고, 로스쿨의 안정적인 정착과도 배치된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해 재판에서 지는 서민이 없도록 하면서 동시에 변호사 업계의 취업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주장한 ‘변호사 강제주의’도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강제주의는 모든 소송에서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충분한 변호사 수가 전제돼야 하는 제도여서 변호사 수 감축 공약과는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국민들은 변협에 대해 단순한 변호사 집단을 넘어 법조3륜의 한 축으로서 공익성을 기대한다. ‘보통 변호사’를 표방한 위 신임 회장이 이러한 기대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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