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드라마 허준·장희빈…복고열풍속 지상파·케이블TV 리메이크 붐

‘드라마도 옛것이 좋다?’

대중문화계에 부는 복고바람을 타고, 과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인기 드라마가 속속 재제작되고 있다.

지난 1999년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63%를 찍었던 국민드라마 ‘허준’은 MBC가 일일사극 ‘구암 허준’으로 다시 만든다.

허준 역에 김주혁과 김미숙, 이재용, 견미리, 정은표, 박철민, 여호민 등 주요 조연배우들의 캐스팅도 최근 마쳤다. 다음달부터 촬영에 돌입해 3월부터 방송한다. MBC는 15억원을 들여 경기도 양주 문화동산에 대형 오픈세트장도 제작한다. 1999년 ‘허준’을 집필했던 최완규 작가가 다시 대본을 쓴다.

허준 드라마는 1975년 이은성 극본의 일일드라마 ‘집념’(143부작), 1991년 ‘동의보감’(14부작), 1999년 ‘허준’(64부작)에 이어 네 번째다. 특히 38년 전 ‘집념’의 주연을 김주혁의 친부인 고 김무생이 맡은 바 있어 부자의 특별한 연이 화제다.

방송가에선 오랜만에 출현한 일일사극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MBC 편성의 실험을 눈여겨 보고 있다.

SBS는 장희빈을 소재로 한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3월에 방송한다. 최정미 원작 소설을 극화한 내용으로, 장희빈을 조선시대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설정한 퓨전사극이다. 김태희, 재희, 유아인 등이 출연한다.

1970~80년대 MBC 국민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제목을 따온 ‘수사반장 최일주’도 올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기획되고 있다.

리메이크뿐만 아니라 전편과 연관 있는 속편과 시즌제 드라마도 부쩍 늘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7급공무원’은 2009년 동명 영화의 프리퀼(이야기의 전편에 해당하는 속편)이며, KBS2가 다음달 방송 예정인 ‘아이리스2’는 2009년 동명의 화제 드라마의 시즌2다. KBS2 ‘학교 2013’은 다섯 번째 학교 시리즈다.

케이블TV의 대표작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11까지 제작됐고, ‘이웃집 꽃미남’은 tvN의 ‘꽃미남’ 시리즈 가운데 벌써 세 번째다.

리메이크, 속편, 시즌 제작 현상은 지상파TV와 케이블TV 주요 시청층이 각각 중장년과 청년으로 양분화되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상파TV 시청률을 좌우하는 40~50대는 1980ㆍ90년대 국민드라마를 시청하던 세대라면, 케이블TV 주 시청자 20~30대는 CSI 시리즈 등 미국드라마의 시즌제에 친숙한 세대다.

또 허준과 장희빈이란 인물의 드라마틱한 일대기는 시대 변화와 관계없이 반복해도 그 자체로 재밌는 콘텐츠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리메이크물은 과거 관점보다 현재 트렌드와 감성이 맞아떨어지느냐가 더 중요한데, 허준의 경우 민초의 아픔을 고쳐주는 힐링, 사극과 의학의 하이브리드라는 소재적 힘이 있다. 인물의 행적을 따라가는 것만 해도 충분히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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