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윤지에게 있어 지난 2012년 한 해는 유독 왕실과 관련이 깊었다. 그는 지난해 5월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 남한의 공주 이재신 역을 맡았으며, 얼마 전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에서는 국무가 되고도 살아남기 위해 더욱 독해진 여인인 반야 역을 맡았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궁’과 ‘대왕세종’ 등이 있겠지만 차치하고, 그에게 왕실과 연을 맺었던 지난 한 해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생각해보니 지난 한 해는 왕실과 인연이 깊었네요. 약간은 ‘타고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다음에도 왕실과 관련한 배역이 들어온다면 마다하지 않고 할 생각이에요.”(웃음)
‘더킹 투하츠’ 당시의 이윤지는 재신이라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대풍수’가 끝난 현재 그의 모습에서 반야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캐릭터의 감정이 격하기는 만만치 않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게 괜찮은 것 같아요. 아마도 엔딩에서 죽음을 맞이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당시 극중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결말을 맞이해서 후 타격이 좀 덜했던 것 같아요. 팬들도 지난번보다 상태가 나아보인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올해로 20대와 이별을 선언한 이윤지. 그에게 있어 30대의 첫 시작을 알렸던 ‘대풍수’는 어떠한 의미를 남겼을까.
“‘대풍수’ 촬영 당시 ‘내 20대 때 마지막 캐릭터다’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반야라는 인물에서 빠져나오고 나니 새해가 시작된 것 같아요. 처음엔 역할이 고분고분하지만은 않아서 좀 센 게 아닐까 했는데, 하고 나니까 오히려 운동을 열심히 한 뒤 몸이 풀리는 것처럼 정리된 기분이었어요. 아마 반야가 재신이보다 먼저였으면 연초부터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반야는 쉽게 생각하면 그저 ‘나쁜’ 인물로만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윤지는 이러한 캐릭터를 나쁘게만 보이지 않기 위해 합당한 이유를 계속 생각하며 연기를 이어나갔다. 덕분에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반야가 작품 안에서 마냥 악역으로 비춰지지만은 않았다.
“극중 반야와는 다른 욕심이지만, 욕심도 좋은 쪽으로 부리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질릴 때가지 좋아하는 한 가지 음식을 먹는다거나 한 가지 음악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요. 음식과 음악, ‘음’에 집착하는가 봐요. 그래도 하루를 열기 위해선 고구마의 목막힘을 느껴야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지난 연말에는 원래 팬이었던 더원의 노래를 들으면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20대 마지막을 더원 콘서트와 함께 했을 정도니까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제 자신의 여유를 얻었던 것 같아요.”
욕심 많은 배우 이윤지가 20대 때 하지 못했던, 그래서 아직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을 물었다. 그는 ‘더킹’ 때와 마찬가지로 배낭여행을 손꼽았다.
“다른 것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젊을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인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많이 못해본 것 같아서 아쉬움으로 남아요.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다 보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이윤지는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켜왔다. 그중에서도 ‘더킹 투하츠’의 재신과 ‘대풍수’의 반야는 그를 더욱 담금질했다. 이제는 더욱 풍부해진 감정 표현과 의견 표현이 가능해졌다.
“워낙 2012년에 많이 울고, 어두운 면을 보여드렸으니까 올 한해는 밝고 발랄하게 살고 싶어요. 생활면에서도 작품에서도요. 또 서른이라 하니까 내적으로 성숙하고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길 것 같았는데, 아직 젊은(어린) 모습이 남아 있을 때 귀엽고 발랄한 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다들 ‘때가 있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20대 후반에는 엄마 역을 했지만, 올해에는 사랑스러운 역할을 한 후에 성숙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더욱 발랄하게 살고 싶은 이윤지의 모습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 말미 그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으며 앞으로 남은 날들에 대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앞으로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싶어요. 물론 부족한 면은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하고 나아지리라 믿고 있어요. 그렇게 제 자신한테도 기대를 하고 있어요. ‘야! 좀 그만해’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더 많이 도전하고 싶고 그런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이윤지, 많이 사랑해 주실거죠? 올 한해 다들 더욱 행복해지시길 바랄게요.”
욕심쟁이 배우 이윤지, 그의 욕심이 밉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더욱 발전할 그의 모습에 기대를 가져본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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