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15세 등급 판정 내려 사전심의제도 실효성 논란

뮤직비디오 심의에 대한 방송사의 제각각 판정이 역풍을 맞았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6)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대한 방송3사 심의가 엇갈리자 사전심의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지난 23일 MBC는 뮤직비디오 심의회의를 열고 ‘젠틀맨’에 대해 15세 등급 판정을 내렸다. 앞서 KBS에서는 부적격, SBS에서는 12세 등급으로 적격판정이 결정됐다.

MBC에 따르면 이번 심의에 앞서 싸이 측은 ‘젠틀맨’의 3분 54초 분량의 풀버전 뮤직비디오를 1분 20초 분량의 지상파용으로 편집해 제출했다. 편집된 뮤직비디오에는 KBS에서 부적격 판정의 이유가 됐던 ‘공공시설물 훼손(주차금지 시설물을 발로 차는 장면)’이나 ‘여성댄스’ 장면도 포함돼 있다.

방송사의 제각각 심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가수 이효리 ‘치티치티 뱅뱅’ 역시 KBS에서는 부적격, MBC에서는 15세, SBS에서는 12세 등급으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 싸이 ‘젠틀맨’에 대해서도 엇갈린 결과가 나오자, 사전심의제도를 둘러싸고 “기준에 일관성이 없고, 지나치게 억압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방송3사의 심의규정에 대해 “한국에서 방송사의 심의라는 것은 상당히 자의적이다”며 “지금까지의 관례를 봤을 때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수위 면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3사의 엇갈린 판정에 김 평론가는 “심의에 있어 기존에는 방송사가 갑이고 가수가 을의 입장이었다면,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볼 때는 싸이가 ‘갑’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가수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방송사의 심의는 기존 권력에 안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방송3사의 권위적인 심의와 엇갈린 규정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12년 7월까지 3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가요는 무려 1378곡이나 된다. 중복판정을 포함하면 MBC가 868곡, KBS가 630곡, SBS가 527곡으로 총 2025곡이다.

매번 방송사에서 엇갈린 심의결과를 내놓자 일각에서는 “시청자들의 볼 권리, 들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평론가는 이에 “현재는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뮤직비디오를 보거나 노래를 듣는 일이 거의 없다. 가수들의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용이 된 상황에 방송사가 구시대적인 심의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할 때”라며 사전심의제도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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