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저(低) 출산 문제를 우리나라보다 10년 앞서 경험한 일본 여성들의 전철을 현재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이 그대로 밟고 있다.

특히 연애나 결혼, 출산 등에 있어 일본 여성들의 시각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 향후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한국과 일본 미혼 인구의 결혼 및 자녀 양육에 대한 태도’라는 자료에 따르면 우선 초혼 연령이 한ㆍ일 양국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한국 여성의 초혼연령 상승세가 일본에 비해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1970년대 한국 여성의 초혼연령은 23.3세였지만, 2010년 30.2세로 늘어났고, 일본여성은 같은 기간 24.7세에서 29.7세로 늘어났다.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출산을 하는 노르웨이, 스웨덴, 아일랜드와 달리 결혼을 해야 출산을 하는 한일 여성들의 경우 초혼이 늦으면 출산을 하지 않아 출산율 자체가 낮을 수밖에 없다.

미혼인 한일 여성의 64%가량이 교제중인 이성이 없다고 답했고, 우리나라 여성들이 일본 여성에 비해 이성 교제를 더욱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성 56.5%가 이성교제를 희망하는 반면, 일본 여성은 49.8%만이 이성 교제를 희망했다. 다만 양국 여성 모두 35세를 전후해 이성 교제 의향이 크게 떨어졌다. 35세 이상 여성의 40% 가량만 이성 교제를 희망했다.

무엇보다 결혼에 대해 한일 여성의 시각차가 컸다.

우리나라 여성은 결혼에 대해 ‘이성적으로 기댈 수 있는 상대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일본 여성은 ‘아이가 생긴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한일 남성에게도 같은 모습으로 조사됐다.

결국 우리나라 여성들이 결혼 후 꼭 출산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결혼 장애와 관련 한일 여성 모두 결혼자금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다만 우리나라 여성은 주거 문제를 다음 문제로 꼽은 반면, 일본 여성은 직업의 문제를 다음 문제로 거론했다.

결국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혼 문제에 있어 경제적인 부분과 함께 주거 문제가 정책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성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일본도 저출산대책에서 젊은 층의 자립을 위해 비정규직 대책 및 취업지원을 명시하고 있다”며 “젊은 층의 일자리 창출 및 자립을 위한 취업지원 대책이 저출산대책의 큰 틀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