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법조인·공무원 불신감 팽배…사회·기부활동 등 적극 실천하는 연예인 등에 후한점수
개그맨 유재석과 피겨스타 김연아. 다른 분야에서 각각 최고의 스타가 된 두 사람은 최근 3년~4년 간 ‘존경하는 사람’을 뽑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줄곧 상위권을 차지해 왔다는 의외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연예인과 운동선수가 과거에 비해 선망의 직업으로 고평가 받는 데 반해, 그동안 존경의 대상이었던 선생님, 판사, 의사, 정치인 등은 최근 불거진 막말ㆍ스폰서 판사, 성추행 교수 등의 여파로 ‘가장 불신하는 직업군’으로 꼽히고 있다.
구인구직 중개 사이트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존경하는 직업으로 ‘정치인’ ‘법조인’ ‘공무원’을 꼽은 응답은 각각 0.5%, 0.6%, 0.8%로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한국대학신문 이 실시한 ‘전국대학생의식조사’에서도 대학생이 가장 불신하는 집단에 대해 85.3%가 ‘정치인’을 지목했고, 언론인, 군인 등이 뒤를 이었다.
젊은이들의 ‘존경의 대상’이 공직 종사자에서 유명스타로 바뀌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상당수의 20대, 30대들은 공직자나 정치인 등을 ‘부패한 집단’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연예인이나 유명 스포츠스타들은 최근 ‘소셜테이너’라는 이름으로 각종 사회활동에 참여하거나 거액을 기부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주목받는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최근 국제여론조사기관 유고부가 23개국 2만5000 명을 상대로 조사한 ‘가장 존경하는 생존인물’ 설문조사에서는 헐리우드 배우 안젤리나졸리가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이 안젤리나졸리의 뒤를 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에 비해 공직이 갖는 권위가 상당 부분 사라지고, 대중이 성공한 사람 보다는 부패할 수 있는 환경에서도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오히려 존경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직자들이 아닌 유명인들이 오히려 화려한 삶을 살면서도 도덕적으로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알바몬 조사에서도 대학생들이 꼽은 존경을 받기 위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전체의 13.9%가 응답한 ‘도덕성’이었다.
또한 겸손, 신뢰도, 배려심 등이 각각 9.8%, 8.6%, 7.4% 등으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대학생들이 ‘존경의 대상’에게 요구하는 중요한 요건으로 ‘인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과거에 판사나 교수 등의 직업은 존경받기는 했지만 일정 정도 권위와 강요에 의한 존경이었다”며 “사람들이 억압으로 존경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저항하려는 의지가 커졌고, 그러면서 새로운 존경의 대상을 찾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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