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27일 경기도 화성에서 엽총 난사 사건이 터지자 경찰이 부랴부랴 총기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지만 국민들의 총기 공포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0년 경기도 성남 공기총 난사 사건이 터졌을 때도 총기 관리 체계를 일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범죄경력자나 사망자 등 총포류 소지에 결격 사유가 있는 사람이 소유한 총포류가 전국적으로 6000여정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5년전에도 대책은 있었다=경찰청은 이날 부랴부랴 설명자료를 내고 현행 총기소지 허가제도를 보다 엄격하게 운영해 총기 소지자에 의해 총기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총포도검ㆍ화약류 등 단속법’에 규정된 총기소지자의 결격사유 기준에 폭력성향의 범죄경력을 추가해 강화하고, 기존 총기소지자에 대해 결격사유 해당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수렵기간 중 개인의 수렵총기 휴대 등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모든 총기소지자의 허가갱신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개인소지 총기에 대해 전수조사와 함께 수렵기간 종료 후 개인소지 총기의 출고를 불허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나온 대책이 ‘사후약방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현행법상 총포소지면허를 받으려면 병원 진단서를 내야 하는데 과거 병력을 숨길 수 있다는 점이 해결해야 할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총기사용을 허가를 받을 때만 진단서를 발급받아 경찰에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일단 총기 소유 허가가 떨어진 다음에는 과거 병력(病歷)이나 치료 경력을 숨기려는 부적격자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2010년 당시 “각종 중독자나 정신장애자가 보유한 총포류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신병력자나 마약ㆍ알코올 중독자 등을 총포류 관리 기관이 바로 통보받을 수 있게 관련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급 받은 총기가 허가 목적 이외에 사용될 경우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에 터진 사건도 사냥 목적으로 허가 받은 총기가 살해용으로 둔갑한 경우다.

총기와는 별도로 실탄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수렵을 위해서는 개인은 500발 이내의 실탄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소지할 수 있다.

▶실탄 관리ㆍ 파출소 총기 관리 인력ㆍ장비 증원 시급=총기 반출을 규제 및 관리하는 현장 인력에 대한 장비 및 인력 지원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지구대 경찰에는 방탄복이 아닌 방검복만 지급된다. 칼만 방어할 수 있기 때문에 범인의 총탄에는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출동했다가 사망한 이강석 파출소장 역시 방탄복을 착용하지 않았다. 방검복은 사정거리 10미터 안팎의 테이저건(전기충격기)과 가스총, 칼을 막아낼 수 있을 뿐, 범인의 총기 공격에는 무용지물일 수 밖에 없다.

박상융 변호사(전 평택경찰서장)는 “실탄에 대한 관리와 파출소의 총기 관리 인력을 증원하는 것에 대해 별도의 대책이 추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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