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이에 대한 우려로 걱정이 크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마저 3개월 연속 0%대로 하락하면서 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잇따른 지적을 뒤늦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의미한다.
최 부총리는 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정책포럼에서 ‘2015년 한국 경제의 진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한국 경제가 옆으로 가는 답답한 횡보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저물가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라고 언급하면서도 현재 상황이 디플레는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최 부총리는 그동안 올해 3.8% 성장이 가능하고, 현재 상황은 ‘디플레이션’이 아닌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해 왔다.
최 부총리는 강연이 끝난 후 “현재 물가가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산물ㆍ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대를 넘어선다”며 “디플레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저물가의 장기화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또 현재 국내 경제는 고도성장기를 경험했던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는 혼자서 잘 산다고 될 수 있는 경제가 아니고 세계 경제 여건이 잘 맞아떨어져야 하지만 고도성장기에 살아봤던 경험을 가진 국민의 기대는 그게 아니다”며 “고도성장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대내외 환경이 어렵다”며 “세계 경제가 미국의 성장으로 지난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유로존, 일본, 중국은 불확실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제금융시장에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등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부총리는 청년실업 문제와 함께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동시장 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현장과 괴리된 교육 시스템이 청년층 고용난의 원인”이라며 “청년층의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감소한 지금의 현실을 보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올해 3∼4월이 우리 경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달”이라며 “노사정 대타협이 이 기간에 이뤄지고, 6월 국회에서 결판이 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진작을 위해 임금 인상도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일어나지 않고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고, 일본의 아베 총리는 아예 노골적으로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간 7%대로 올렸다”며 “올해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총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이상 관리가 가능하다고 봤다.
최 부총리는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와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것이 정상”이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해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대출이 이동한 점은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총량을 갖고 가계부채 문제를 평가하면 안 된다”며 “가계부채 총량이 늘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자산시장이 받쳐주면 가계부채 리스크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부총리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 대해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그 자체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며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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