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요즘 인기드라마엔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특별한 장치가 하나 있다. ‘복선’이다. 제작진은 극적 긴장감을 살리기 위해 드라마 곳곳에 복선들을 숨겨놓고, 시청자들에게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를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 채널 tvN ‘응답하라1994’가 나정(고아라 분)의 남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집요한 디테일이 ‘복선’을 완성해 매회 화제가 됐던 것을 이제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가 이어 받았다.
400년 전 조선땅에 불시착한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국민여신으로 불리는 한류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의 판타지 로맨스에 스릴러 코드를 삽입한 ‘별그대’는 방송 첫회부터 민준이 자신의 별로 돌아갈 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설정에서 시작됐다.
불과 6회 방송분만을 남겨놓은 현재 드라마엔 여러 개의 복선이 등장했고, 시청자들은 이를 맞춰가며 드라마의 결말을 추측하며 제작진과 ‘소통’하고 있다.
눈치빠른 시청자들은 일찌감치 제작진의 수수께끼를 알아차렸다.
1회분에서 조선시대로 시간이동을 해 민준과 이화(김현수 분)가 만나는 장면부터가 복선의 시작이었다. 당시 민준은 처음 지구로 온 날 바람에 휩쓸려 떨어질 뻔한 조선시대의 이화(김현수 분)를 구하는가 하면 이화가 민준을 대신해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뒤이어 8회에선 민준이 차를 탄 채로 절벽으로 질주하던 천송이를 구하는 장면이 공개됐는데, 공교롭게도 이 계곡은 같은 장소로 확인돼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자극했다.
또 다른 수수께끼는 ‘이끼’였다. 민준의 집에서 자라고 있는 이끼가 민준의 몸 상태에 따라 생생했다가 시들기를 반복했던 것. 10회 방송분으로 가면 윤재(안재현 분)가 태블릿PC로 영화 ‘ET’를 보다 누나 송이에게 핀잔을 받던 장면도 외계인 도민준을 연상케 하는 복선이었다. 앞서 8회분에서 민준은 조선시대에서 과음을 하다 초능력을 발휘하는 주사를 부렸고, 급기야 말을 타고 달을 가로질러 하늘을 날아가던 영화 ‘ET’의 패러디 장면이 등장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12회 방송분에서 민준의 꿈에 등장한 송이와 민준의 행복하고 평범한 부부로서의 모습은 뒤이어 불길한 복선인 것으로 밝혀졌다. 12회의 에필로그에서 민준은 천송이를 향한 마음은 커져가지만 잡을 수도 마음을 고백할 수도 없는 심경을 담아 30초동안 한없이 눈물만 흘리며 “행복한 꿈 뒤에 내가 더 불행해진다”는 대사의 강력한 복선으로 작용했다.
‘별그대’ 제작진은 “드라마의 모든 장면은 결말을 이끌어 가는데 꼭 필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또 어떤 복선이 등장해 드라마 보는 재미를 더해줄지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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