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전달자’ 지목된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로비 장부ㆍ일정자료 등 주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의 특별수사팀이 13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의혹의 주요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과 증거 찾기에 나서는 등 ‘실마리 풀기’ 작업에도 속도가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이 우선 주목하는 인물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측근이자 ‘자금 전달자’로 지목된 윤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다. 경향신문 녹취록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캠프에 있는 측근을 통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 6월 께일 것”이라며 “윤○○를 통해 전달해 줬다”고 직접적으로 돈 전달자를 밝혔다.
언론인 출신인 윤씨는 성 전 회장의 외가 쪽 인척 관계에 있는 인사로 주로 정치부 기자로 근무했다. 2008년 언론계를 떠난 뒤 당시 서청원 친박연대 공동대표를 도우며 정계에 입문했다.
윤씨는 2011년 6월 경남기업에서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2012년 2월 경남기업 부사장이 됐다. 2011년 당시 홍 지사의 새누리당 대표 경선을 돕기도 했다. 윤씨는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혐의를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다.
또 다른 주요 인물로 성 전 회장의 ‘집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한모(50) 경남기업 부사장이 꼽힌다. 1994년 11월부터 경남기업에서 상무로 일했던 그는 오랫동안 성 전 회장 일가와 밀접한 연관을 맺어왔다. 리스트 인사들에게 돈을 직접 건넸다고 밝힌 성 전 회장은 이미 고인이 됐기 때문에 측근이었던 한 부사장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그 밖에 2004년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던 전모(50) 전 경남기업 전무와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여모(41)씨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추가 물증 확보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 자체로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때문에 이번 메모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회계 출납장부나 금융거래 내역, 로비 장면이 포착된 CCTV 자료 등의 확보 여부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검찰 측은 성 전 회장이 로비 장부나 전표, 일일기록부 등을 따로 보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가까운 유족이나 측근 등을 통해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자신의 무죄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일정자료를 제출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 자료에 금품전달 시점 등이 적혀있을 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한편 성 전 회장의 변론을 맡았던 한 변호사는 이날 “성 전 회장은 정치활동에 전념해서 회계 책임자에게 전권을 줬다”면서 “수사 대상 선정과정 등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신 바 있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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