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주 변호사 “검찰조사 과정서 뒤늦게 확인후 분개”…제 3자 전용가능성 시사

경남기업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비자금 32억원이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들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달 수백만원씩 총 32억원의 비자금을 인출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해왔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의 변론을 맡았던 오병주(59) 변호사는 13일 “성 전 회장은 비자금 32억원이 현금화된 사실을 몰랐다”고 밝혀 주목된다.

오 변호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검사 심문 때 비자금 현금화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 성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과정과 용처를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남기업의 회계 책임자인 한모 부사장에게서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의 승인을 받아 2007년 10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비자금 32억원을 인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 3일 성 전 회장에게 이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변호사는 이와 관련 “성 전 회장은 정치활동에 전념해서 회계 책임자에게 전권을 줬다”면서 “성 전 회장이 (검찰 조사 중) 복도에 나와 분개하면서 한모 부사장이 나도 모르게 (현금화)절차를 취한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선의로 해석하면 32억 뭉칫돈이 7년 간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그 사람(한모 부사장)이 전용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성 전 회장은 해외 자원개발 관련 정부 융자금을 사기로 대출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오 변호사는 밝혔다.

성 전 회장은 검찰 수사 중에도 “내 생명을 바쳐서라도 내 이름 석 자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성 전 회장이 어떤 대목에서 가장 억울해했느냐는 질문에 오 변호사는 “자원외교 관련 업체가 수십개가 되는데 가장 처음으로 대표적 케이스로 꼽힌 것을 안타까워 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자원외교 관련 정부융자금은 570억인데, 경남기업도 1330억원의 자체 자금을 투입했고 성공불융자는 30%밖에 안 됐다. 융자금을 전용하거나 착복한 적도 없어서 억울해했다”면서 “검찰 수사에서도 별다른 착복 사실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성 전 회장이 9500억원대 분식회계 상태에서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50억원을 대출받아 사기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서는 “240억원은 출자전환하면서 변제해 110억원이 남아있는데, 향후 재판 과정에서 법리 다툼하면 (혐의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인정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 전 회장은 검찰이 지난 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보였다고 오 변호사는 지적했다.

그러나 영장청구 내용에서 “(성 전 회장의)아들이 영국 유학시절 4년 간 법인카드로 생활비 1억6000만원을 계산한 것이 횡령으로 기재됐다는 부분을 듣고 상당히 상심해했다. 수사가 다른 부분까지 이뤄지고 피의자 심문까지 이어져서 침울해했고 비탄에 잠겼다”고 말했다.

변호사의 이같은 말로 미뤄볼때 성 전 회장은 자원개발 수사에 자신감을 보였으나, 가족 등에 대한 수사 압박이 들어오자 정치자금 전달 등의 카드로 현정권 실세들에게 모종의 딜을 시도했고, 자살순간까지 핸드폰을 켜두고 답변을 기다렸지만 회신이 없자 모든 것을 안고 가자는 심정으로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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