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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좀 빌려줘’ 카톡 보내면…엄마는 ‘너 친구 물건 빼앗니?’ 차단 단어 애매모호 오해 빈발…학생들은 “사생활 침해” 분통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가면 스마트폰 잠기고, 카톡에 조금만 욕이 있어도 알림가고…갇혀사는 기분입니다” “친구에게 ‘연필 빌려줘’ 라는 카톡이 왔는데 갈취라니요…스트레스입니다”

최근 한 달간 구글 앱(애플리케이션) 마켓에 올라온 국내 한 통신사의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 앱에 대한 리뷰다.

지난 16일부터 청소년이 유해정보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위해 이동통신사의 청소년 유해 매체물에 대한 차단 수단 제공이 의무화되면서 청소년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차단해야 할 단어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아 오해를 빚는 사례가 많은데다, 위치추적 등 지나치게 사생활을 감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및 시행령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음란물을 차단하는 조치를 강화했다.

이동통신사업자가 청소년과 계약할 경우 불법 음란정보 및 청소년 유해매체물 차단수단(앱)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이 이동통신 계약을 체결할 때 음란물 차단 앱 설치를 부모에게 알리고 앱이 정상적으로 실행되는지도 알리도록 하고 있다. 앱이 일주일간 실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부모에게 고지된다. 이같은 정책은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청소년 유해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데 대한 규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청소년보호법에 따른 청소년 유해매체 앱은 6만8000여 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한 음란정보를 포함하는 DB(데이터베이스)는 185만 건에 달한다.

청소년들이 이같은 유해ㆍ음란성 채팅 앱에 접속해 성인과 만남을 가져 성폭력에 노출되는 등 사건사고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같은 사건사고를 막기 위한 규제 강화 정책으로 음란정보 유통을 감소시키고 청소년 보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은 정부의 취지는 좋지만 너무하다는 반응이다. 차단해야 할 단어를 정확히 설정하지 못해 엉뚱한 오해를 낳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롱박형 스폰지’라는 단어를 입력했는데 부모에게 ‘조롱, 괴롭힘 의심’이라고 알림이 가기도 한다. 게다가 위치추적 기능도 포함돼 지나치게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에 구글플레이(구글 앱 마켓)의 통신3사 유해물 차단 앱 리뷰란에는 최근 한 달여 간 청소년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은 “청소년의 사생활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다른 정보(위치추적 등)까지 함께 제공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는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가장 개인적인 도구 중 하나인 스마트폰조차 상시적으로 부모에게 감시받아야 하느냐”며 “스마트폰 차단 앱 설치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고 차별적인 청소년유해물 심의 제도 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