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베이글’ 하면 전형적인 미국식 베이글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를 베이글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흙 오븐에서 구워낸 탄두리 베이글부터 녹차향이 물씬 나는 웰빙 베이글, 타원형 베이글, 바삭바삭한 베이글까지 어느 지역 출신인지에 따라 베이글도 각각 다른 모양과 맛, 식감을 자랑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식음료 웹진 데일리밀은 다채로운 개성을 지닌 9개 나라의 베이글을 최근 소개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베이글은 중국 내 위구르족의 ‘낭(Girde Nan)’으로 이 민족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중국 서쪽의 신장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진흙 오븐에서 익히는 ‘탄두리’ 조리법이 큰 특징이다. 이 위구르식 베이글은 전형적인 베이글과 비슷한 크기이며 이 역시 구멍이 뚫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얇은 막으로 중앙이 막혀 있다.

또 다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웰빙 바람과 함께 ‘녹차 베이글‘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색깔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녹색의 베이글은 알갱이가 씹히는 팥 앙금을 얹어 함께 먹으면 한층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 데일리밀은 녹차와 마차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우지시에서 이 녹차 베이글을 맛볼 것을 추천한다.

좀 더 북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도 각각 다른 특색을 지닌 베이글을 찾아볼 수 있다. 러시아식 베이글은 설탕물에서 끓여 내 훨씬 달고, 바삭바삭한 식감을 지녔다는 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베이글과는 차별화된다. 러시아식 베이글은 유럽에서 요리에 자주 활용하는 양귀비씨를 얹어 만들기도 한다.

우크라이나식 베이글인 부블리크는 한 눈에 큼지막한 구멍이 눈에 띈다. 흔히 접하는 베이글보다 반죽의 밀도가 높고 식감이 쫀득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우유와 버터, 계란 흰자를 이용해 조리하기 때문에 약간의 단맛도 난다. 좀 더 짭짤한 버전의 부블리크는 설탕 대신 잘게 간 치즈와 양파즙 몇 방울을 넣어 만든다. 이 베이글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큼지막한 구멍이 특징인 베이글이라면 핀란드식 베이글도 빼놓을 수 없다. 굽기 전에 한 번 끓여낸다는 점에서 보통 접하는 베이글과 조리법이 같다. 다만 핀란드식 베이글의 경우 토스터기에 넣어 굽는 것, 버터를 바르는 것 모두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적인 조리 단계에 해당한다. 이 베이글은 전문점보다는 수퍼마켓에서 주로 판매한다.

모양이 가장 독특한 베이글이라면 긴 타원형의 이스라엘식 베이글, 일명 ‘예루살렘 베이글’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베이글 표면에 참깨를 얹는다. 이 베이글은 크림 치즈보다는 각종 허브와 깨 등을 섞어 만든 중동의 소스 ‘자타르’와 찰떡 궁합이다. 예루살렘 베이글은 반죽을 끓이지 않고 구워서 만들며 이스라엘에서는 손쉽게 맛볼 수 있는 소위 ‘길거리 음식’이다.

한 국가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개성을 지닌 베이글을 접하고 싶다면 터키가 안성맞춤이다. ‘시미트’라는 이름의 터키식 베이글은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판매하는 것이 이스탄불에서 파는 것보다 작고 바삭바삭하다. 시미트는 차와 함께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에 대한 기록이 1593년 처음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녔다. 전형적인 베이글과는 달리 끓이는 과정을 거치지는 않으며 오븐에서 굽기 전 물과 당밀 시럽에 담그는 과정을 거친다. 터키에서는 시미트를 파는 수레나 이를 머리에 짊어지고 팔러 다니는 상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북미 지역의 베이글로 눈을 돌려 보면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베이글과 한층 가까운 형태의 베이글을 찾아볼 수 있다. 목재로 만든 오븐에서 구워내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베이글은 비교적 작고 밀도가 높으며, 꿀물에서 끓여낸 덕에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식 베이글은 평소 흔히 접할 수 있는 형태의 베이글로 가장 많은 종류의 음식과 접목시켜 먹는다는 점이 주된 특징이다. 온갖 종류의 토핑과 잼, 샐러드와 함께 즐기는 미국식 베이글은 전 세계 민족이 어우러져 함께 사는 ‘멜팅팟’ 국가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